'패션계 전설' 칼 라거펠트, 장례식 없이 화장
'패션계 전설' 칼 라거펠트, 장례식 없이 화장
  • 박고은 기자
  • 승인 2019.02.21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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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칼 라거펠트 트위터)
(사진=칼 라거펠트 트위터)

'패션계 전설' 샤넬의 수석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가 장례식 없이 화장될 것으로 보인다.

칼 라거펠트 대변인은 20일(현지시간) AFP통신에 "칼 라거펠트는 별도의 의식 없이 화장될 예정"이라며 "그의 유골은 어머니와 동성 연인의 유해와 함께 흩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라거펠트는 오래 전부터 (땅에) 묻히기보다 차라리 죽음을 택하겠다고 주장해 왔다"며 "그의 소원은 존중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라거펠트는 생전에 한 인터뷰에서 "슈페트가 먼저 죽었다면 내가 죽은 뒤 화장해서 모친과 슈페트와 함께 뿌려달라고 얘기해놨다"고 말한 바 있다.

슈페트는 라거펠트가 애지중지하던 애완 고양이로, 그는 슈페트보다 먼저 지난 19일 파리 근교의 한 병원에서 8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라거펠트는 또 "자신이 세상을 뜨면 그의 오랜 동성 연인으로 1989년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로 숨진 '파리의 댄디' 자크 드 바셰르와 자신의 골분을 섞어서 뿌려달라" 말한 적도 있다.

전기작가 마리 오타비에 따르면 생전에 라거펠트는 드 바셰르의 시신을 화장하고 남은 골분(骨粉)의 절반을 보관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라거펠트는 지난 2015년 공영 프랑스 TV 인터뷰에서 "매장(埋葬)은 끔찍하다. 나는 그냥 야생의 숲속의 동물들처럼 사라져 버리고 싶다. 무덤에 남아 사람들을 거추장스럽게 하는 것은 질색"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gooeun_p@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