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외교부, ‘잠적’ 북한외교관 자녀 북송 공식 확인
伊외교부, ‘잠적’ 북한외교관 자녀 북송 공식 확인
  • 동지훈 기자
  • 승인 2019.02.21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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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귀국…“강제송환이면 관련자 대가 치러야”
인권침해 우려 나오자 일각선 “상식 따라 이뤄진 일”
잠적한 조성길 전 주이탈리아 북한 대사대리. (사진=연합뉴스)
잠적한 조성길 전 주이탈리아 북한 대사대리. (사진=연합뉴스)

이탈리아 외교부가 지난해 11월 귀임을 앞두고 잠적한 조성길 전 대사대리의 미성년 딸이 북한으로 돌아갔다고 공식 확인했다.

외교부는 20일(현지시간) 공식 성명을 내고 “북한 측이 지난해 12월5일 통지문을 보내와 조 전 대사대리와 그의 아내가 11월10일 대사관을 떠났고, 같은 달 14일 그의 딸이 북한으로 돌아갔다고 알렸다”고 발표했다.

이어 “북한 측은 조 전 대사대리의 딸이 조부모와 함께 있기 위해 북한에 되돌아가고 싶다는 희망을 피력했다고 알려왔으며, 대사관의 여성 직원들과 동행해 북한으로 돌아갔다고 설명했다”고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외교부는 지난해 11월20일 주이탈리아 북한대사관의 대사대리가 김천으로 교체될 것이라는 북한 측의 통보 내용도 공개했다.

조 전 대사대리는 임기를 마치기 직전인 지난해 11월 부인과 함께 잠적한 뒤 이탈리아 당국의 보호를 받으면서 서방국가로 망명을 타진했거나, 이미 망명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지난 20일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공사는 조 전 대사대리의 이상 동향을 파악한 주이탈리아 북한 대사관이 당시 즉시 그의 딸을 평양으로 송환했다고 주장했다.

태 전 공사는 “지난 1개월간 다양한 경로로 해당 사실을 최종 확인했다”며 “주이탈리아 북한대사관에서 조성길의 동향이 이상하니 일단 외교관을 붙여 고등학생으로 추정되는 조성길의 딸을 비행기편으로 베이징을 거쳐 평양으로 들여보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다수 언론에서 조 전 대사대리의 딸이 강제적으로 송환됐다고 보도하면서 정치권과 인권단체를 중심으로 인권침해 우려와 관련자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만리오 디 스테파노 외교차관은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북한 정보기관에 의해 조 전 대사대리의 딸이 강제로 송환된 것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이는 전례 없는 엄중한 일이 될 것”이라며 “이 경우 책임 있는 사람들은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탈리아는 조 전 대사대리의 딸을 보호했어야 했다”며 “그의 달이 세계 최악의 정권 가운데 하나로부터 고문을 당하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집권 ‘오성운동’의 중진 정치인인 마리아 에데라 스파도니 의원은 “북한 정보기관이 조성길 전 대사대리의 딸을 납치했다면 매우 심각한 사건”이라며 “정보기관을 관할하고 있는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내무장관은 가능한 한 빨리 이 문제에 대해 의회에 보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탈리아 정치권에서는 조 전 대사대리의 딸이 자신의 의사와 무관하게 북한으로 송환됐다면 심각한 인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제 인권단체인 국제앰네스티(AI)는 “조 전 대사대리 딸의 북한 송환과 관련한 보도를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며 “이탈리아 당국은 이번 일에 대해 명명백백히 해명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와 반대로 이탈리아 정가에서 북한 사정에 가장 정통한 인물로 평가되는 안토니오 라치 전 상원의원은 조 전 대사대리의 딸이 강제 북송됐다는 일각의 보도와 관련해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간 일조르날레 등에 따르면 라치 전 의원은 조성길 부부가 미성년 딸을 혼자 버려두고 자취를 감췄고, 북송은 새로 부임한 대사대리가 상식에 따라 결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라치 전 의원은 “이번 일은 납치나 강제 송환이 아니다”라며 “조 전 대사대리의 딸은 평양에서 조부모와 함께 잘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통신 AdnKronos에는 “조 전 대사대리의 딸이 장애를 갖고 있다”면서 “자녀의 장애로 조 전 대사대리 부부가 잠적해 생활하는 데 겪을 불편을 우려해 딸을 데려가는 것을 포기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러면서 “형편없는 부부가 장애를 지닌 미성년 딸을 버렸다. 그가 조부모에게 돌아간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jeehoon@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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