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철 충남교육감 “교내 일제 잔재 철거”
김지철 충남교육감 “교내 일제 잔재 철거”
  • 김기룡 기자
  • 승인 2019.02.20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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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교장 사진·친일경력자 교가 등 현황 발표
(사진=충남교육청)
(사진=충남교육청)

김지철 충남교육감이 20일 “충남 도내 학교에 걸려 있는 일본인 교장의 사진을 모두 떼어내 역사교육자료로 활용하겠다”라고 선언했다.

김 교육감은 이날 본청 기자실에서 ‘학교 일제 잔재 청산을 통한 새로운 학교문화 운동’에 대한 기자 브리핑을 통해 “일제 강점기 일본인 교장 사진은 초등 23개교, 중학교 1개교, 고등학교 5개교 등 모두 29개 학교의 중앙현관이나, 계단벽면, 복도 등에 전시돼 있었다”면서 이같이 발표했다.

이어 “충남교육청은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학교에 남아 있는 일제 식민지 시대 잔재 청산을 통해 ‘미래 100년을 위한 새로운 학교문화 운동’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충남교육청이 지난해 12월부터 1월까지 도내 713개 학교를 대상으로 시행한 전수 조사결과, △공개적인 장소에 일본인 학교장의 사진을 게시 하고 있는 학교 29개교 △친일경력자들이 작사 또는 작곡한 교가가 있는 학교 31개교 △학생 생활규정에 일제 강점기 징계규정을 그대로 두고 있는 학교가 80여 개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사진 중에는 일본도를 들고 있거나 군복을 입고 있는 등 일본 제국주의 색체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었으며, 재직기간이 해방 이후인 1945년 10월인 학교장의 사진도 있었다.

또한, 모두 23개교에서 김동진(3곡), 김성태(11곡), 이흥렬(6곡), 현제명(3곡) 등 친일경력자들이 교가를 작곡하고, ‘지원병을 보내며’ ‘고향의 봄’을 작사한 이원수 등 또 다른 친일경력자 7명이 8개교에서 교가를 작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훈에도 일제의 잔재가 남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제의 식민지배 이데올로기에 순종을 담고 있는 것으로 인식될 수 있는 것도 있었다. 일부 여학교에서는 아직도 순결, 진선미 등의 교훈도 있었다.

김 교육감은 “일제 강점기 교장도 학교의 역사라는 주장도 있으나, 교내에 사진을 게시하는 것은 누군가의 표상이 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데 일본인 교장은 그 표상이 될 수 없다”며 “즉시 철거를 지시했다. 일선학교에서는 3월 개학 이전에 모두 철거한다”고 말했다.

친일경력자가 작곡한 교가와 과거를 그대로 답습한 교훈에 대해서도 “학교 구성원들이 수정 또는 존속 여부를 결정하도록 권고하고, 그 내용을 역사교육자료로 활용하도록 했다. 특히 교훈은 학생 성장이 중심이 되는 미래지향적인내용으로 변경할 것을 권고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충남교육청은 오늘 발표한 조사결과를 토대로 오는 26일 독립기념관에서 ‘학교 친일잔재 청산을 통한 새로운 학교문화 운동 토론회’를 열고 향후 올바른 역사교육 방향에 대해 중지를 모아갈 방침이다.

press@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