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서울 택시 기본요금이 3800원으로 800원 올랐다. 당초 택시업계는 요금인상으로 인한 비판을 우려해 승차거부 근절, 심야 승차난 해소를 약속했지만 늦은 밤 시내 번화가에서 택시잡기란 아직도 하늘의 별따기다.
이번 택시요금 인상은 소비자도, 택시업계도 불만투성이의 미봉책이었다. 택시업계는 여론을 의식해 ‘승차거부 근절’이란 대안을 제시했지만 지난 몇 년간 누적된 인상요인이 시원하게 해소되지 않은 차원에서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라 여기지 않았다. 반면 택시를 이용하는 소비자도 택시업계의 서비스 개선 약속이 공허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택시를 이용하지만 심야시간 승차난이 말끔히 해소 될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았다.
최근 택시업계가 차량공유서비스업체 쏘카가 운영하는 렌터카 기반 실시간 차량호출서비스인 ‘타다’의 불법성을 제기하며 검찰에 고발했다. 이에 이재웅 쏘카 대표는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자신과 박재욱 VCNC 대표가 택시업계로부터 고발당했다는 사실을 전하며 자신을 고발한 사람들에게는 업무방해와 무고로 강력히 법적 대응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쏘카는 여행자동차운수사업법 시행령 제18조에 따르면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의 렌터카를 빌리는 경우에는 운전기사의 알선이 가능하게 돼있다. 여행자동차 운수사업법 주관부처인 국토교통부에서 운영을 승인한 상태로 적법한 영업행위를 하고 있는 것이다.
택시업계의 이런 행태는 최근 3명의 택시기사가 분신하며 반대한 ‘카풀’과도 관련이 깊다. 택시업계는 1994년에 허용된 카풀 제도를 지금에 와서 반대하고 있다. 카풀이 공유경제 개념에서 대중화되다가 최근 카카오모빌리티 등과 같은 체계화된 서비스플랫폼이 제공하는 업체가 생겨나자 부랴부랴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택시업계는 카풀허용 시 주기적인 소모품 교체 미비 등 안전성과 사고 보험처리 등 사후처리 불안을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카풀 취지 자체를 오해하고 택시업계의 불안만 부추기는 측면이 많다. 카풀은 제도상으로 ‘전업화’ 형태가 아니라 출퇴근 시간에 맞춰 하루 2회에 한해 운행을 제한한다. 그동안 택시업계의 고질적인 병폐인 출퇴근 시간 승차난 해소의 대안인 것이다. 쏘카의 ‘타다’ 서비스도 택시기사의 시장을 뺏는 것이 아니라 자동차 소유를 줄여서 새로운 이동 시장을 만들어 택시업계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택시업계는 내용을 따져보기도 전에 집단 이기주의 형태를 보이면서 무작정 힘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택시업계는 미래 산업까지 집단 이기주의로 볼모 삼아서는 안 된다. 업계의 문제조차 스스로 자정하지 못하면서 타 산업의 발전을 가로막는 것은 용납되어서는 안 될 일이다.
[신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