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후 취업자, 이전 세대보다 생애소득 적을수도"
"IMF 후 취업자, 이전 세대보다 생애소득 적을수도"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9.02.19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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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임 임금 정체·소득 증가세 둔화…"청년층 상황 악화"
(자료=연합뉴스)
(자료=연합뉴스)

1990년대 말 외환위기 이후 취직한 세대는 이전 세대보다 전체 생애에 걸쳐 얻을 수 있는 소득이 적을 수 있다는 추측이 나왔다.

19일 심혜정 국회예산정책처 소득법인세과장이 작성한 '연령-소득 프로파일 추정을 통한 세대 간 소득 격차 분석'에는 이 같은 내용이 실려 있다.

이에 따르면 생애 전체 기간에 받을 수 있는 평균 실질 임금을 추정한 결과 1958~1962년생부터 1968~1972년생까지 꾸준히 상승했다.

하지만 외환위기 후 노동시장에 뛰어든 1978년생 이후부터는 직전 세대의 소득 수준에서 정체하거나 직전 세대보다 소폭 하락했다.

이는 1988년~2017년 국민연금 자료에서 1958년부터 1992년생 남성 가입자들을 연령별(5세별)로 나눈 뒤 25~29세에 노동시장에 진입한다고 가정해 비교할 경우 상세히 드러난다.

진입 시기가 1987년(1958년~1962년생)인 경우 월평균 실질 초임 임금 수준은 110만1000원이었으나, 1992년(1963~1967년생)에는 157만3000원으로 42.9% 상승했다.

그러나 2002년에 노동시장에 최초 진입한 남성 근로자(1973~1977년생)의 초임은 205만3000원으로 전 세대보다 4.3% 하락했다.

이후에도 초임 상승 속도는 더뎠다. 2007년(1978~1982년생)의 초임은 218만1000원, 2012년(1983~1987년)은 221만원에 그쳤다.

연령에 따른 소득 증가세도 1972년생까지는 이전 세대보다 가팔랐지만 1973년생 이후부터는 전 세대 수준에서 정체하거나 소폭 둔화했다.

논문은 외환위기 이후 젊은 세대는 초임 임금이 낮은 데다 소득 증가율도 떨어져 전체 생애에 걸쳐 받을 수 있는 소득이 고령 세대보다 더 낮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 이런 현상의 배경에는 외환위기 후 악화한 청년층 고용 상황이 원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을 내놨다.

1990년대 들어 대학진학률 상승으로 일자리 미스매치가 심화하며 고학력 실업자가 큰 폭으로 증가했고, 노동시장 이중구조는 심화됐으며, 기업들이 신규 구직자보다 경력직을 선호하는 경향까지 더해졌다.

이에 외환위기 후 노동시장에 진입한 세대의 임금이 낮아지면서 생애 주기 전체의 소득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이 과장은 "청년층 고용 시장을 둘러싼 구조적 여건이 개선하지 않으면 세대 간 격차가 향후 지속해서 확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