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故김용균씨 유가족 만나 "차별없는 신분보장 계기되길"
文대통령, 故김용균씨 유가족 만나 "차별없는 신분보장 계기되길"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9.02.18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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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발생 71일 만의 만남… 모친 손 잡고 "많이 힘드셨죠" 위로
"양복 동영상 가슴아파… 죽음 헛되지 않도록 모두가 노력해야"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후 청와대에서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사고로 숨진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 씨 어머니 김미숙 씨를 만나 위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후 청와대에서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사고로 숨진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 씨 어머니 김미숙 씨를 만나 위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고(故)김용균씨 사고와 관련, "앞으로 더 안전한 작업장, 차별없는 신분보장을 이루는 큰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김씨 유가족과 면담하는 자리에서 이 같이 밝힌 뒤 "꼭 그리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과 김씨 유가족과의 면담은 지난해 12월11일 김씨가 충남 태안군 소재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비정규직 신분으로 홀로 근무하다 컨베이어 벨트에 끼여 숨진 사고를 당한지 71일 만에 이뤄졌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첫 만남에서 김씨의 모친인 김미숙씨에게 먼저 다가가 두 손을 잡고 포옹하며 "많이 힘드셨죠"라고 위로하기도 했다.

이날 면담에서 문 대통령은 "스물네살 꽃다운 나이의 김용균씨의 안타까운 사고소식을 듣고 가슴이 아팠다"며 "특히 첫 출근을 앞두고 양복을 입어보면서 희망에 차있는 동영상을 보고 더 그랬다"고 운을 뗐다.

이어 "모든 국민이 마음아파했을 거"이라며 "그래도 자식 잃은 부모의 아픔을 다 헤아릴 수는 없을 것이다. 간접적으로 애도의 마음을 전했지만 이 자리를 빌어서 진심으로 애도의 뜻을 표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사고 이후 조사와 사후대책이 늦어지면서 부모님의 맘 고생이 더 심했으나 다행히 김용균시민대책위원회와 당정이 잘 협의해서 좋은 합의를 이끌어내서 다행"이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용균이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작년과 재작년에 타워크레인 사고가 빈발해 꽤 많은 사람들이 희생됐다"며 "그러나 집중대책을 세우니 사고는 나더라도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생명과 안전을 이익보다 중시하도록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며 "공공기관 평가 때도 생명과 안전이 제1의 평가 기준이 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도 속도를 내겠다"며 "대책위와 합의된 사항에 대해서는 당도 잘 이행되도록 끝까지 챙겨달라. 그렇게 해야 용균이가 하늘나라에서 '내가 그래도 좀 도움이 됐구나' 생각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후 청와대에서 태안화력 발전소에서 사고로 숨진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 씨 어머니 김미숙 씨를 비롯한 유가족을 면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후 청와대에서 태안화력 발전소에서 사고로 숨진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 씨 어머니 김미숙 씨를 비롯한 유가족을 면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에 김씨의 부친 김해기씨는 "대통령이 용균이의 억울한 죽음을 다 알고 계셔서 너무 고맙다"며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이뤄져서 더 이상 동료들이 억울한 죽음을 당하지 않도록 해달라. 절대 꽃다운 나이에 목숨을 잃지 않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김씨의 모친 김미숙씨는 "우리 용균이가 너무나 열악한 환경에서 죽음을 당해 억울하고 가슴에 큰 불덩이가 생겼다"며 "진상조사만큼은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대통령이 꼼꼼하게 챙겨주길 바란다. 책임자도 처벌할 수 있도록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만들어 생사의 기로에 서있는 용균이 동료들이 더 이상 죽음을 당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면담에는 김씨 유가족을 비롯해 노동단체에서 박석운 김용균시민대책위원회 공동대표, 이태의 시민대책위 공동집행위원장이 참석했다.

국회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우원식·박홍근·한정애 의원이, 청와대에서는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과 김수현 정책실장, 이용선 시민사회수석이 함께 했다.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