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질적인 안전 불감증 대형 화재 키운다
고질적인 안전 불감증 대형 화재 키운다
  • 정정상
  • 승인 2009.01.04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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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는 유난히 대형 화재 사고가 많았던 해였다.

1월에는 이천에 위치한 코리아 냉동에서 폭발과 함께 발생한 화재로 40여명의 인부가 사망하는 참사가 있었고, 12월에는 바로 옆 물류 창고에서 다시 화재가 발생해 7명이 사망했다.

또 2월 설 연휴의 마지막 날인 10일에는 국보 1호 숭례문이 방화로 인해 전소됐으면 7월과 10월에는 고시원에서 불이나 각각 7명의 사망자를 냈다.

이 사건들은 모두 이미 예고된 인재(人災)였다는 공통점을 안고 있다.

코리아 냉동은 작업이 늦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화재 안전 장치를 꺼 두었으며, 12월에 화재가 발생한 이천 물류 창고는 정부의 그린 벨트 규제로 인해 창고를 넓게 짓지 못하자 공장을 불법적으로 개조해 사용하는 등 두 차례 발생한 고시원에서의 화재는 복도 길목 하나만 막으면 아무도 드나들지 못하는 고시원 특유의 폐쇄적인 구조로 인해 피해자들이 탈출하지 못해 소중한 생명을 잃었다.

이처럼 올해 발생한 대형 화재 사건들은 작은 피해를 사회적인 안전 불감증이 크게 키웠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많다.

그러나 많은 화재 사건이 발생했음에도 우리 사회에 만연한 안전 불감증은 여전한 것 같다.

화재가 발생한 직후에만 예방 대책이 시급하다며 호들갑을 떨지만 불과 2개월만 지나도 까맣게 잊어버리기 일쑤다.

법적인 안전 장치의 확충도 지지부진해 안타깝다.

고시원 화재의 경우 이미 수차례 고시원 안전관련 법안의 필요성이 대두되었고 국회에 제출된 관련 법안만도 3가지나 되지만 본격적으로 논의되지 못한 채 4개월이 지나도록 계류 중이다.

사회 전반에 걸쳐 안전 시설 확충과 함께 화재 안전에 대한 전 국민의 인식이 환기되지 않는다면 2009년에도 우리는 또 다시 대형 화재 사고 소식을 접해야 할 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