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의 죽음, 역사의 꽃으로" 한용운의 황현 추모시
"한번의 죽음, 역사의 꽃으로" 한용운의 황현 추모시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9.02.18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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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3·1운동 특별전서 추모시 '매천선생' 첫 공개
한용운이 쓴 황현 추모시. (사진=문화재청)
한용운이 쓴 황현 추모시. (사진=문화재청)

"한 번 죽음은 역사의 영원한 꽃으로 피어나네.“

독립운동가 만해 한용운이 황현(1855∼1910)을 추모하기 위해 그의 유족에게 보낸 시가 공개됐다.

문화재청은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서대문형무소역사관 제10·12옥사에서 특별전 '문화재에 깃든 100년 전 그날'을 연다고 18일 밝혔다.

이는 1910년 경술국치에서 대한민국임시정부 환국까지 약 40년 동안의 역사적 상황을 재조명하는 뜻깊은 전시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일반에 그 존재가 알려지지 않은 한용운의 황현 추모시 '매천선생'(梅泉先生)이 일반에 처음으로 공개돼 주목된다.

황현은 1914년 국권이 일제에 넘어가자 큰 슬픔에 잠겨 비통함과 분노를 담은 '절명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추모시는 "의리로써 나라의 은혜를 영원히 갚으시니/ 한 번 죽음은 역사의 영원한 꽃으로 피어나네/ 이승의 끝나지 않은 한 저승에는 남기지 마소서/ 괴로웠던 충성 크게 위로하는 사람 절로 있으리"라는 내용이다.

이는 전남 순천에 거주하는 황현 후손이 100년 가까이 간직해 온 자료인 '사해형제'(四海兄弟)에 실렸다.

또 전시에는 황현이 사용한 안경과 벼루를 비롯해 '사해형제'와 신문 자료를 모은 '수택존언'(手澤存焉)이 처음으로 공개된다.

'수택존언'은 안중근 공판 기록과 그가 하얼빈 의거 전에 집필한 시로, 매천이 1864년부터 1910년까지 역사를 기록한 '매천야록'(梅泉野錄) 중 안중근 부분의 기초가 됐다.

이외에 전시에서는 안창호·윤봉길·유관순·김마리아 등은 물론 그동안 주목받지 못한 북한 지역 3·1운동 수감자와 여성 수감자의 활동 상황도 소개한다.

전시는 19일 개막해 4월 21일까지 이어진다. 전시 공간은 도입부를 시작으로 3부로 나뉘며, 곳곳에 최근 문화재로 등록된 유물을 배치됐다.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