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車 디젤차량 감축…야속한 ‘탈(脫) 디젤화’
현대·기아車 디젤차량 감축…야속한 ‘탈(脫) 디젤화’
  • 이성은 기자
  • 승인 2019.02.18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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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젤 차량 판매 꾸준히 감소…현대·기아車 지난해 전년比 11.1% 줄어
소비자 관심 점차 낮아져…“소비자들 친환경차로 옮겨가는 것 분명해”
(사진=신아일보 DB)
(사진=신아일보 DB)

현대·기아자동차는 디젤차량 생산을 점차 줄여나갈 전망이다. 글로벌 완성차업계가 환경규제의 영향으로 친환경차에 집중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시장 흐름에 탄력적으로 대응한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대·기아차의 디젤차량 판매비중은 한때 40%대까지 끌어올렸지만, 현재 눈에 띄게 감소했다.

18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현대·기아차가 지난해 국내서 판매한 승용차와 레저용차량(RV) 101만3259대 중 디젤 엔진 차량은 34만2941대로 전체 가운데 33.8%를 차지했다.

트럭, 버스 등 상용차를 제외한 현대·기아차의 디젤차 판매 비중은 지난 2011년 22.0%였지만 ‘그랜저’와 ‘K7’ 등 다양한 디젤 세단이 출시되면서 2015년 41.9%까지 올랐다.

하지만 세계적인 환경 규제에 따라 글로벌 완성차업계서 디젤 차량 생산 비중을 낮추려는 노력이 이어지면서 지난 2016년 39.9%로 하락세에 접어든 이후 2017년 34.1%를 기록했다.

친환경 차량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증가해 하이브리드, 전기차 등 친환경차 판매량이 계속 늘어나 승용 부문 디젤 차량 판매가 꾸준히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현대차 그랜저 디젤 모델은 3731대 판매돼 전년 7838대 대비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기아차 K7 디젤 모델 판매량도 2017년 3893대에서 지난해 2019대로 48% 가량 떨어졌다.

현대·기아차의 전년 대비 디젤차량을 제외한 판매 증가율은 5.3% 증가했고, 디젤차량은 4.1%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특히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가운데 최초로 10만대 판매를 달성한 ‘싼타페’ 디젤 모델을 제외하면 현대·기아차 디젤 판매는 같은 기간 11.1% 감소했다.

앞서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8월 ‘i30’, ‘쏘나타’, ‘그랜저’, ‘맥스크루즈’ 등 일부 디젤 모델에 대한 생산을 중단한 바 있다. 당시 강화된 디젤 배출가스 규제(유로6) 기준을 충족하려면 가격이 크게 올라 수요 감소를 판단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하이브리드, 전기차 등 친환경차가 연이어 등장하면서 디젤 차량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점차 낮아졌다는 점도 배경으로 지목된다.

한편 현대·기아차의 지난해 친환경차 내수 판매는 전년 대비 20.0% 증가한 8만5221대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현대차는 5만53대로 37.4% 늘고 기아차는 3만5168대로 1.6% 올랐다. 특히 현대차의 ‘코나 일렉트릭’이 지난해 1만1193대 팔리는 등 전반적으로 전기차 판매량 강세가 나타났다.

현대·기아차는 디젤 차량 판매와 관련해 앞으로도 탄력적인 대응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과거 일부 디젤 차량의 생산 중단은 수요에 대한 대응 차원으로 볼 수 있다”며 “인기가 없는 차종의 경우 (생산을) 탄력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차량의 연비, 고장 빈도 등의 장점 때문에 아직 디젤 차량을 선호하는 소비자층은 존재한다”며 “앞으로 디젤 차량은 줄어 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현재 현대·기아차 입장에서도 가솔린, 디젤부터 친환경 차량까지 종류를 다양화 해 소비자들의 입맛을 맞춰주고 있다”며 “앞으로 수요를 보면서 (생산량 등을) 조절하겠지만 분명한 건 결국 친환경차로 소비자들이 옮겨가고 디젤은 물론 가솔린 차량도 판매가 확실히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