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랜드 최희암 감독 ‘again 1994’를 꿈꾸다!
전자랜드 최희암 감독 ‘again 1994’를 꿈꾸다!
  • 신아일보
  • 승인 2009.01.04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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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는 멤버 구성이 워낙 좋아서…", “(김)수환이는 가장 아까운 제자다". 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의 최희암 감독(54)은 3일 가진 신년인터뷰에서 “현재의 선수들과 환경 속에서 새로운 영광을 이루고 싶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최희암 감독은 지난 1994년 농구대잔치에서 대학팀으로는 최초로 연세대를 농구대잔치 우승으로 이끌며 한국 농구계에 한 획을 그은 지도자로 평가받았다.

당시 기아자동차를 비롯해 삼성전자, 현대전자, 상무 등 쟁쟁한 팀들도 최희암 감독을 중심으로 똘똘 뭉친 연세대를 상대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최 감독은 “당시에는 멤버가 워낙 좋았기 때문이다”며 주위의 높은 평가에 대해 “과찬"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당시는 선수 스카우트 능력을 감독의 능력으로 평가하던 때였다.

그것을 능력으로 쳐주셔서 좋은 말씀들을 해 주시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연세대 재임 시절, 최희암 감독은 현재 전자랜드에서 활약 중인 서장훈, 황성인을 비롯해 이상민, 우지원, 문경은, 김훈, 석주일 등 한 시대를 풍미한 스타플레이어들을 이끌었다.

같은 세대는 아니지만 방성윤, 이정석 등도 최희암 감독의 제자들이다.

‘당시 멤버들과 다시 해보고 싶다는 상상도 하느냐’는 질문에 최 감독은 “상상하는 것은 자유지 않나. 그냥 당시는 좋은 추억으로 묻어두고 싶다.

지금 위치에서 새로운 선수들과 환경 속에서 그 때의 영광을 다시 하고 싶은 목표는 있다"고 밝혔다.

최 감독은 최고의 농구인생을 보낸 선수들뿐 아니라 아쉽게 농구의 길을 떠난 선수에 대해서도 잊지 않았다.

최 감독은 “김수환은 내가 가르친 제자들 중 가장 아까운 선수"라며 오래 전을 기억했다.

‘코트의 미아'라는 별명을 지닌 김수환은 고교(부산 중앙고) 졸업 당시, 현주엽과 랭킹 1위를 다투던 대형 파워포워드로 상무 전역 후인 1998년 4월 연세대 유니폼을 입고 MBC배 대회에 출전했다가 이중등록 논란을 불러일으킨 후 사라진 선수다.

김수환은 MBC배 대회에서 연세대가 김주성이 버틴 중앙대를 꺾는데 앞장섰지만 실업팀 현대전자와의 이중등록 논란이 일어 농구공을 놓게 됐다.

이후 수련선수로 인천 신세기에 잠시 몸을 담기도 했지만 이내 그는 농구와 영원한 이별을 하게 된다.

최 감독은 김택훈 역시 뛰어난 농구 재능에 비해 크게 성장하지 못한 케이스로 꼽았다.

대학 최고의 감독 출신답게 수많은 유망주들을 길러낸 최 감독은 지금도 사라진 유망주 선수들에 대한 애정을 보여줬다.

최 감독은 “팀이 성적을 내는 것이 올해의 가장 중요한 목표"라며 2009년 새해 목표를 밝혔다.

◇ 다음은 최희암 감독과의 일문일답 -‘최희암'이라고 하면 아마농구의 대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과찬이다.

(농구대잔치)당시에 멤버가 워낙 좋았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선수 스카우트 능력을 감독의 능력으로 평가하던 때였다.

그것을 능력으로 해서 그런 말씀들을 해 주시는 것 같다" -개성 강한 특급선수들을 데리고 좋은 성적을 내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하지 않나. 물론 좋은 선수들을 데리고 있다고 해서 꼭 좋은 성적이 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당시는 대학팀이었기 때문에 선수 개인보다는 팀을 위주로 하는 농구가 가능했다.

선수들 역시 기본적으로 팀을 먼저 생각했다.

프로 감독으로 있는 현재와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황성인, 서장훈과 함께 하고 있지만 혹시 대학 시절 멤버들을 다시 데리고 한 번 경기해보고 싶은 생각은 없는지? “상상하는 것은 자유지 않나. 좋은 추억으로 묻어두고 싶다.

지금 위치에서 새로운 선수들과 환경 속에서 그 때의 영광을 다시 하고 싶은 목표는 있다" -대학 이후 처음으로 서장훈과 함께 하고 있는데? “당시에도 서장훈은 정말 좋은 선수였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능력을 보여줬다.

게다가 당시에는 서장훈의 대항마도 없었다.

지금은 외국인 선수들을 비롯해 대항마들이 많아 독주하는 모습은 아니지만 예전에는 정말 대단했다.

지금은 성숙함이 더해져 여전히 위력적이다" -많은 제자들이 있는데 가장 애착이 가는 제자와 아깝거나 아쉬운 제자가 있다면? “모든 제자들에 애착이 간다.

아까운 선수가 있다면 김수환이다.

김택훈도 뛰어난 농구재능에 비해 성장하지 못한 선수이다" -농구대잔치 당시와 비교하면 농구의 인기가 많이 시들었는데? “아쉽고 서운하다.

단순히 1~2가지에서 문제점을 찾을 수는 없다.

농구 활성화를 위해 특별팀이라도 꾸려야 할 것 같다.

KBL이든 대한농구협회든 검토를 통해 문제점을 찾아 하나씩 고쳐나가야 할 것 같다.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기간을 두고 단기적으로 해결할 문제, 장기적으로 내다봐야 할 부분들을 균형감 있게 살펴봐야 할 것 같다" -중시하는 감독만의 지도 철학이 있다면? “철학이라기보다는 대학에서 감독을 할 때에는 두 가지에 중점을 뒀다.

우선선수이기 이전에 학생이기 때문에 지식과 함께 철학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독서나 교육을 통한 자기발전에 신경을 많이 쓰게 했다.

또 하나는 결국 농구선수이기 때문에 자기 분야에서는 최고가 돼야 한다는 점을 가르쳤다.

농구선수는 농구를 기술로 하는 기술자이다.

코치 생활 없이 바로 프로로 와서 그런지 현재는 솔직히 정립이 되지 않았다.

최근 들어 깨우치는 점이 있다면 프로선수는 상품이라는 것이다.

결국 프로는 자신의 기량만큼 대우를 받고 그로 인해 차등대우를 받는 것이다” -2009년 새해를 맞았다.

목표가 있다면? “팀이 성적을 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전자랜드 구단과 관계자 분들께서 정말 헌신적으로 지원해 주시고 있지만 아직 그만큼의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어 죄송하다.

금년에는 꼭 보답하고 싶다.

(미소 지으며)그렇지 못하면 침울한 한 해가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