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출퇴근 동선 다른데 돈 받고 카풀하면 불법"
법원 "출퇴근 동선 다른데 돈 받고 카풀하면 불법"
  • 박고은 기자
  • 승인 2019.02.18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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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신아일보DB)
(사진=신아일보DB)

출퇴근 동선이 다른데 돈 받고 카풀을 하면 불법이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4부(이승영 부장판사)는 18일 운전자 A씨가 고양시장을 상대로 "운행정지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낸 소송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A씨는 지난 2017년 카풀앱으로 두 차례 자신과 출퇴근 동선과 다른 승객을 태워 주고 1만7000원을 정산받았다가 적발돼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이후 고양시가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90일의 운행정지 처분을 하자 A씨는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다.

1·2심은 "자가용을 사용한 유상운송이 무분별하게 이뤄지면 택시업계의 영업 범위를 침범하는 등 여객자동차 운수사업의 질서를 무너뜨릴 수 있다"며 시의 처분이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A씨는 자신이 손님을 태운 것은 출퇴근 때 승용차를 함께 타는 경우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A씨의 거주지와 직장 주소 등을 통해 출퇴근 경로를 따져본 결과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여객자동차법(제81조 제1항)은 자가용 자동차의 유상운송을 금지하되 '출퇴근 때 승용자동차를 함께 타는 경우'에는 탑승자에게 돈을 받는 것을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현재 카풀 앱 업체들이 내놓은 승차 공유 시스템은 이 규정을 근거로 영업을 하고 있다. 승용차가 아닌 승합차를 이용하거나, '출퇴근 시간대'에 착안해 평일 오전 5∼11시와 오후 5시∼다음날 오전 2시 등에 운행하는 것이다.

운전자와 탑승자의 집과 직장을 사전에 등록하는 방식으로 규제 회피를 시도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재판부는 "원고는 고양시에 살면서 김포시에서 근무하고 있다"며 "운행이 이뤄진 서울 목동∼흑석동, 논현동∼서교동을 원고의 출퇴근 경로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gooeun_p@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