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M&A 역대급 전망…줄줄이 ‘빅딜’ 예고
올해 M&A 역대급 전망…줄줄이 ‘빅딜’ 예고
  • 이가영 기자
  • 승인 2019.02.17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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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重·대우조선, LGU+·CJ헬로 이어 넥슨까지
공정위, 결합심사 ‘걸림돌’…주요 경쟁 당국 승인도 받아야
(사진=아이클릭아트)
(사진=아이클릭아트)

연초부터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대어급 ‘빅딜’ 소식이 잇따르는 가운데, 국내 M&A는 결합 금액이나 건수 모두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정부가 혁신성장 활성화를 위해 대기업의 벤처기업 인수를 적극 장려하고 있어 하반기까지 M&A 시장은 요동칠 수 있다는 풀이도 나온다. 다만 정부 기관의 심사 등은 걸림돌로 떠오른다.

17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시작된 대어급 M&A의 시너지는 상당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M&A가 대표적이다. 지난달 31일 산업은행과 기본합의서를 체결한 데 이어 삼성중공업이 인수 불참 의사를 밝힘에 따라 현대중공업은 본격적으로 대우조선 인수 절차를 밟고 있다. 산은은 3월 초 이사회 승인을 거쳐 현대중공업과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의 합병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양사의 수주잔량은 지난해 말 기준 1698만9000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로 세계 시장 점유율 21.2%에 달하는 매머드급 조선사가 탄생하게 된다. 

이동통신·케이블TV 업계에서는 LG유플러스가 케이블TV 업계 1위인 CJ헬로 인수에 나섰다. 

지난 14일 LG유플러스는 이사회를 통해 CJ헬로를 8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CJ헬로는 작년 6월 말 기준 케이블TV 가입자 413만명을 보유하고 있어 가입자 376만명인 LG유플러스가 인수에 성공하면 997만명인 KT그룹(KT+KT스카이라이프)에 이어 업계 2위로 발돋움 하게 된다. 

게임 업계에서는 국내 1위 게임업체 넥슨의 대형 M&A가 예고된 상태다. 21일 예비입찰일을 앞두고 넥슨을 인수하기 위해 중국의 텐센트, 미국 디즈니, 카카오, 넷마블 등 거대 정보통신기술(IT) 공룡 기업들이 출사표를 던졌다. 

정부가 혁신성장을 위한 벤처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벤처지주회사 규제를 대폭 완화하기로 함에 따라 올해 국내 M&A 결합 금액과 건수는 상당히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국내기업이 국내기업을 인수한 기업결합 금액은 2015년 56조1000억원에서 2016년 26조원으로 절반 이하로 쪼그라들다가 2017년 42조6000억원으로 소폭 증가했다. 건수도 2015년 520건에서 2016년 468건, 2017년 505건으로 답보상태다. 

올해 예정된 M&A 중 피인수 기업의 가치를 보면 대우조선해양 12조원(작년 공정위 발표 자산총액 규모), 넥슨 15조원(시가총액)에 달해 단순 합계만으로도 2016년 연간 결합 금액인 26조원을 뛰어넘는다.

다만 공정위 등 경쟁 당국의 결합 심사은 M&A 증가세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공정거래법은 직전 사업연도 자산총액이나 매출액이 신고회사 3000억원 이상, 상대회사 300억원 이상이면 심사를 한다. 만약 공정위가 시장에서의 독과점을 우려해 반대할 경우 해당기업들의 인수합병은 무산될 수도 있다. 

앞서 2016년 당시 공정위는 이 같은 이유로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인수를 불허한 바 있다. 

아울러 현대중공업의 경우 대우조선 인수와 관련해 시장 범위가 전 세계이기 때문에 한국 공정위뿐 아니라 주요 국가 경쟁 당국의 승인도 받아야 한다.

두 회사가 합병하면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기 때문에 일본이나 중국과 같은 경쟁국이 자국 산업의 보호를 위해 거부(비토)권을 행사할 것이라는 점도 우려스런 대목이다.

young2@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