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제재 완화 대가로 좋은 결과 얻는 게 목표”
폼페이오 “제재 완화 대가로 좋은 결과 얻는 게 목표”
  • 동지훈 기자
  • 승인 2019.02.15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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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에 이행 촉구…‘신뢰하라. 그러나 검증하라’ 강조
금주 실무협의팀 아시아행…한반도 평화 메커니즘 논의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대북제재 완화의 대가로 북미협상에서 좋은 결과를 얻어내는 것이 목적”이라면서 2차 북미 정상회담 준비 작업을 위한 1개 팀이 이번 주말 아시아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동·북유럽 순방 일정을 수행 중인 폼페이오 장관은 13일(현지시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진행한 미 CBS 방송과의 인터뷰와 이튿날 미국과 폴란드 공동주최로 열린 ‘중동 평화와 안보 증진을 위한 장관급 회의’에서의 일문일답에서 이같이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대북제재들을 완화하는 대가로 좋은 결과를 얻어내는 것이 우리의 전적인 목적”이라며 “매우 희망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결정을 하는 것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달려 있을 것”이라며 “그는 우리에게 (비핵화를) 할 것이라고 말해왔으며, 지금은 그가 이를 이행할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북한의 비핵화 약속에 대한 검증이 선결돼야 제재완화가 가능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1차 정상회담 이후로도 북한의 군사적 능력이 변화하지 않았다는 주한미군 사령관의 발언과 관련, ‘북한의 비핵화 약속을 확신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김 위원장은 우리에게 여러 차례에 걸쳐 그렇게(비핵화를 완수하겠다고) 말했다”며 “우리 역시 ‘신뢰한다. 그러나 검증하라(trust but verify)’는 말을 해왔다”고 답했다.

‘신뢰하라. 그러나 검증하라’는 대(對) 소련 군축협상 당시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의 협상 구호로 유명한 문구다.

이어 “우리가 북한 비핵화를 검증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북한을 제외한 모든 나라는 대북제재가 세계를 위한 최상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여겨왔다”고 덧붙였다.

‘비핵화에 대한 검증이 이뤄진 뒤 제재를 해제한다는 뜻이냐’는 질문에 폼페이오 장관은 즉답을 피하면서도 “지난 수년간 미국은 북한과 협상을 해왔지만 우리가 한 것은 확인도 안 하고 무턱대고 물건을 사는 일이었다”고 비유하며 “우리는 우리가 뭔가를 할 것이라고 얘기하고 나서 그들에게 아주 많은 양의 뭉칫돈을 건네거나, 경수로 건설에 합의해줬다. 그리고 북한은 그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다”며 전임 정권들의 대북 협상 실패 사례를 언급했다.

그는 “이제는 우리가 비핵화에 대한 조치를 위한 노력을 시작할 때”라며 “나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결과를 도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14일 진행된 미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선 “북한의 비핵화뿐만 아니라 한반도에 안보 메커니즘, 평화 메커니즘을 창설하는 것에 대해서도 얘기하고 있다”며 “나는 두 지도자가 안보, 평화 메커니즘에 관해 얘기할 기회가 있기를 바라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지난 싱가포르 정상회담 때 논의됐던 것들을 다루기 위해 우리 팀이 하루 이틀 내에 아시아로 갈 것”이라며 북미 간 실무 협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폼페이오 장관이 안보‧평화 메커니즘 창설 관련 논의는 북한이 비핵화 상응조치로 미국에 요구해온 종전선언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종전선언이 이번 정상회담 의제에 포함될지 여부를 공식적으로 밝히고 있지 않지만, 앞서 스티브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지난달 31일 스탠퍼드대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전쟁을 끝낼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일본 교도통신은 이와 관련, 미국이 단기간 내 한국과 중국의 종전선언 동의를 구하기 어려운 점을 고려해 북한에 상호 불가침‧평화선언을 제안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jeeh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