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초 자영업자·소상공인 靑 초청… "저도 골목상인 아들이었다"
최저임금 인상 속도조절 시사… 참석자들, 현실적 어려움 해결 요청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자영업자·소상공인을 청와대로 초청해 최저임금 인상 등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저도 골목상인의 아들이었다"며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을 달래며 힘을 실었다.
'골목상권 르네상스, 자영업·소상공인과의 동행'이라는 슬로건으로 자영업 경험이 있는 방송인 서경석씨가 사회를 맡아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는 △자영업 보호와 상생 △자영업 성장·혁신지원 △경영비용부담 완화 △다양한 자영업 업종별 규제 해소 등 4개 주제로 대화가 이뤄졌다.
이날 문 대통령은 "자영업은 우리 경제의 매우 중요한 한 축"이라며 "올해는 자영업의 형편이 나아지는 원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지난달 7일 중소·벤처기업인과의 대화, 같은 달 15일 2019년 기업인과의 대화, 지난 7일 혁신·벤처기업인 간담회에 이어 4번째 경제주체와의 만남이다.
역대 최초로 자영업자·소상공인만을 청와대에 초청해 진행한 이번 행사는 문재인 정부가 지향하는 '함께 잘사는 혁신적 포용국가'의 핵심에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이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이 사상 최초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을 청와대로 초청한 것 자체만으로도 적잖은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재인정부는 출범 이후 5차례에 걸쳐 자영업자 대책을 내놓고 지난해에는 청와대에 자영업비서관을 신설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최저임금 인상 등을 놓고 자영업자들이 집단 반발하는 등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를 의식한 듯 이날 문 대통령은 "최저임금 인상도 설상가상으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가중한 측면이 있었을 것"이라며 "최저임금의 인상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의견도 충분히 대변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자영업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점을 사실상 인정한 셈이다.
아울러 기존의 소득주도성장 경제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자영업자들의 부담을 고려해 최저임금 인상 폭에서는 '속도조절'에 힘을 싣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10일 신년회견에서도 "최저임금 인상으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책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청와대는 이번 행사에서 나온 업계의 의견을 지난해 마련된 '자영업 성장·혁신 종합대책'에 추가할 예정인데, 자영업자들이 반발하는 최저임금 인상 정책에서 보완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이날 문 대통령을 만난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은 문재인 정부의 핵심 경제 정책인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했다.
특히 이들은 4대보험 가입 부담, 카드사 수수료 인하 약속 미이행, 제로페이 무용론 등 현장에서 느끼는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요청했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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