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롯데케미칼 동반 '어닝쇼크'…고부가제품으로 활로 찾는다
LG화학·롯데케미칼 동반 '어닝쇼크'…고부가제품으로 활로 찾는다
  • 백승룡 기자
  • 승인 2019.02.14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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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기 영업이익 급감…호황서 '다운사이클'로 전환
中 자급률 높아지는 추세…고부가로 경쟁우위 마련

미·중 무역전쟁으로 석유화학 업계가 직격탄을 맞았다. 해외 수출 가운데 60% 가량을 흡수하던 중국시장에서 수요가 줄자 업계 1,2위를 다투는 LG화학과 롯데케미칼 모두 4분기 실적이 곤두박질치는 '어닝쇼크'를 맞이한 것이다. 지난 3~4년 간 이어진 호황을 지나 다운사이클로 접어들었다는 평이다.

LG화학은 최근 경영실적을 발표하며 지난해 4분기 매출액 7조3427억원, 영업이익 289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 기준으로 직전 분기보다 51.9%, 전년 동기보다 52.9% 각각 줄었다. 특히 석유화학 사업을 담당하는 기초소재부문에서 4분기 영업이익이 2420억원에 그쳐 전분기(5477억원) 및 전년동기(6336억원) 대비 크게 감소했다.

롯데케미칼도 12일 발표한 잠정실적에서 4분기 매출액 3조8440억원, 영업이익 101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롯데케미칼의 영업이익은 전분기 5036억원 대비 79.8% 줄었고, 전년동기 7144억원 대비로는 85.8% 감소했다.

석유화학 업계 1,2위를 경쟁하는 이들 업체는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영업이익률 10%대를 상회할 만큼 지난 3~4년 간 호황을 보냈다. 그러나 지난해 4분기엔 영업이익률이 LG화학은 3.9%, 롯데케미칼은 2.6% 수준으로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그 배경으로는 △무역전쟁으로 인한 수요 위축 △정기보수 △유가변동 등이 꼽힌다.

우선 가장 대표적인 요인이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중국 수요 위축이다. 중국은 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큰 시장으로,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의 수출 가운데 60% 가량이 중국으로 향한다. 그러나 무역전쟁으로 인해 중국 측 수요가 급감했다. 한국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대(對)중국 석유화학제품 수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7.7% 줄었고, 수출물량은 4.1% 감소했다.

여기에 공장 정기보수도 겹쳤다. LG화학 정호영 사장은 "여수 NCC공장 정기보수 영향으로 이익 규모가 축소됐다"고 말했고, 롯데케미칼도 "하반기 실시됐던 여수·울산공장 정기보수로 인한 일회성 비용이 증가해 상대적으로 감소한 실적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석유화학 공장은 3~4년에 한 번씩 정기보수를 진행한다.

추가적으로 유가하락도 악재로 작용했다. 국제유가는 지난해 10월초 배럴당 80달러 선에서 연말엔 50달러 수준까지 급격하게 하락했다. 유가 및 원재료가격 하락으로 인해 석유화학 제품 가격이 지속적으로 떨어지자 수요가 관망세로 돌아선 것이다. 추가적으로 제품가격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운사이클로 돌아선 업황을 극복하기 위한 대표적인 방안이 '고부가제품군 강화'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측에서 석유화학 수요가 둔화된 데 이어 자급률도 높여가고 있어 수출여건이 녹록치 않다"며 "경쟁우위를 높이기 위해 고부가제품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LG화학은 국내 석유화학 업계 중에서도 일찍부터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추진해왔다. LG화학은 내부 집계 기준으로 25% 비중인 고부가제품군을 올해 30%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롯데케미칼은 그 동안 범용 제품을 중심으로 규모의 경제를 펼쳐왔지만, 자회사를 통해 고부가제품군을 넓혀가고 있다. 앞서 자회사 롯데첨단소재가 터키 엔지니어드 스톤 업계 1위인 '벨렌코' 지분을 확보하는 등 고부가 화학사업에 대한 국내외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sowleic@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