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움이 커서 보내고 싶지 않은 사람’
‘아쉬움이 커서 보내고 싶지 않은 사람’
  • 김기룡 기자
  • 승인 2019.02.14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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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영 충남도 행정부지사 34년 공직생활 마무리…‘새로운 시작’
남궁영 부지사가 14일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이임 기자 간담회를 하고 있다.(사진=김기룡 기자)
남궁영 부지사가 14일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이임 기자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김기룡 기자)

남궁영 충남도 제34대 행정부지사가 14일 이임 일성으로 “충남이 전국에서 가장 행복한 지역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남궁 부지사는 이날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를 통해 이렇게 말하며 “공직자 모두가 맡은 역할이 있으며, 그 역할에 최선을 다할 때 멋진 공연이 완성되고 관객도 기립 손뼉을 칠 것”이라며 후배 공직자에게 열정을 당부했다.

34년 공직을 마무리(명예퇴임) 하고 한국자산관리공사 공공개발본부장으로 새로운 시작을 하는 남궁 부지사는 “오늘 오후 5시에 퇴임식을 갖고 이제 자유롭게 떠나고자 한다”며 “그동안 언론과 행정이라는 관계를 떠나 형님 아우처럼 지내며 여러모로 도와주심에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직업공무원은 임기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마치고 나면 당연히 후임자가 와서 바로 이어서 하는 것”이라며 “오랫동안 충남도와 함께해온 만큼 정도 많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시원섭섭한 마음이 있지만 사실 때가 되어 물러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남궁 부지사는 기억에 남는 일에 대한 질문에 “아쉬운 것만 기억에 남는다"면서 "특히 심대평 전 지사님 때 천안 농축산물류센터가 개장한지 3년 만에 문을 닫았다. 농정혁신 1호 사업인데 주변 인프라가 안 갖춰진 상태라 좌초됐다. 이게 성공했다면 농업현실을 많이 개선할 수 있지 않았을까”라고 아쉬운 마음을 내비쳤다.

남궁 부지사는 심대평, 이완구, 안희정 전 도지사와 양승조 지사에게 감사의 뜻도 표했다.

정치적 성향보다는 실력 있는 사람, 열심히 하는 사람 그대로를 인정해 줬다. 그러다 보니 조직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었다. 그게 충남도의 안정적 행정의 큰 밑거름이 됐다는 게 남궁 부지사의 설명이다.

특히 불명예 퇴진한 안희정 전 지사와 관련, “국민은 물론 도민들도 매우 안타까운 일이었다”며 “제가 몇 개월간 직무대행을 맡았던 시기에 도청 직원들이 흔들리지 않고 성실함 그대로 보여줬기 때문에 별 탈 없이 넘어갈 수 있었다. 직원들에게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남궁 부지사는 또 “지방과 연결돼 일하는 곳이 행정안전부와 기획재정부다. 중앙에 가서 느꼈고, 지방공무원 하면서도 경험했던 것인데 대전‧충남의 정치적 비중이 선거 과정에서는 굉장히 크지만 정작 그에 대한 정무적인 대우는 너무 약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밖에 선출직 도전과 관련 “정치는 타고난 것도 있어야 하고 권력에 대한 의지가 명확히 있어야 하는데 저는 별로 권력에 대한 의지가 없다”며 “정치할 생각은 전혀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후배 공무원들에게는 "직장에서는 우선 일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간관계, 즉 사람이 중요하다"면서 "그거에 따라 신명 나는 직장이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30여 년 이상의 공직생활을 해본 결과다“라고 ‘사람이 제일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공직사회와 언론계 등에서 그에 대한 평가는 ‘아쉬움이 커서 보내고 싶지 않은 사람’으로 요약된다.

한편, 남궁 부지사는 1985년 제20회 기술고시를 통해 공직에 입문해 충남도에서 농정유통과장, 혁신정책기획관, 경제통상실장, 기획관리실장 등을 역임하는 등 ‘충남도정의 역사’로 불릴 정도다.

이후 행정안전부 지방행정연수원 기획부장과 정책기획관, 대변인, 제34대 충남도 행정부지사 등 국·도정 요직을 두루 거친 뒤 34년 공직생활의 마침표를 찍게 됐다.

남궁 부지사는 내달 초부터 금융회사의 부실채권 인수·정리, 기업 구조조정 등을 전담하는 준정부기관인 한국자산관리공사 공공개발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press@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