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서 자폭 버스 테러 발생…혁명수비대 27명 사망
이란서 자폭 버스 테러 발생…혁명수비대 27명 사망
  • 동지훈 기자
  • 승인 2019.02.14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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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이란 수니파 ‘자이시 알라들’, 공격 배후 자청
이란 혁명수비대 로고. (사진=혁명수비대 홈페이지)
이란 혁명수비대 로고. (사진=혁명수비대 홈페이지)

13일(현지시간) 자살폭탄 테러로 파키스탄 국경지대 근처를 지나던 이란의 정예군 혁명수비대 27명이 숨지고 13명이 다쳤다고 로이터 통신 등 회신과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현지 언론과 이란 외무부 발표에 따르면 이날 오후 이란 남동부 시스탄-바-발루치스탄 주(州)에서 자살폭탄 테러로 추정되는 공격은 혁명수비대 대원들이 탄 버스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이란의 반관영 파르스 통신은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뒤틀린 버스와 파편이 실린 영상과 사진을 공개했다.

일부 언론은 사망자가 40명에 이른다고 전하기도 했다.

혁명수비대는 긴급 보도자료를 내고 “외부 정보기관과 연계된 타크피리(수니파 극단주의자를 비하하는 용어) 테러리스트가 차량에 폭발물을 싣고 시스탄-바-발루치스탄의 자헤단 지역을 지나는 혁명수비대 통근 버스를 공격해 순교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혁명수비대가 ‘외부 정보기관’이라고 지목한 단체는 통상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 미국 등 이란이 ‘적’으로 규정하는 나라를 말한다.

공격 직후 수니파 극단주의 반(反)이란 무장조직인 ‘자이시 알라들’은 자신들이 배후라고 주장했다.

이 지역과 인근 파키스탄 산악 지대에 근거지를 두고 있는 ‘자이시 알라들’은 반이란 수니파 무장조직 ‘준달라’가 이란 정부에 와해된 2012년 재편한 조직이다.

이들은 이란 정부의 시리아 시아파 정부 지원을 수니파 무슬림에 대한 탄압으로 규정하고, 이란군을 상대로 각종 무력행위를 벌인 이력이 있다.

지난해 10월엔 이 지역 국경 검문소를 습격해 혁명수비대 대원을 포함해 14명을 납치하기도 했다.

공격 직후 혁명수비대는 보복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알리 파다비 혁명수비대 고위 사령관은 “우리의 대응은 국경에 국한되지 않을 것”이라며 “이전과 마찬가지로 적들은 매우 단호한 대응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보복을 예고하면서도 구체적인 적과 대응조치에 관련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정치권에서도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에샤크 자한기리 이란 부통령은 “반테러 전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으며 바흐람 카세미 외무부 대변인도 “이란의 헌신적인 군대와 정보요원들은 순교자가 흘린 피에 대해 복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외무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바르샤바의 곡예(미국의 반이란 국제회의)가 시작된 날 테러가 일어난 것이 우연의 일치인가”라며 의문을 제기한 뒤 “미국은 항상 잘못된 선택을 하지만 결과는 그들의 기대를 벗어난다”고 비판했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위협도 물리칠 수 있다고 주장해온 이란의 안보 국면에 새로운 타격을 줬다고 분석했다.

jeeh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