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일왕사죄’ 발언 사과할 일 아냐”…日요구 거절
문희상 “‘일왕사죄’ 발언 사과할 일 아냐”…日요구 거절
  • 동지훈 기자
  • 승인 2019.02.13 15: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평소 지론…진정성 있는 사과 한마디면 끝날 문제”
미국을 방문 중인 문희상 국회의장이 지난 11일(현지시간) 워싱턴DC 워터게이트 호텔에서 열린 동포 초청 간담회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을 방문 중인 문희상 국회의장이 지난 11일(현지시간) 워싱턴DC 워터게이트 호텔에서 열린 동포 초청 간담회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방미 중인 문희상 국회의장이 ‘일왕 사죄’ 발언에 대해 일본 측이 사죄와 발언 취소를 요구한 것과 관련해 “사과할 사안이 아니다”라며 일축했다.

문 의장은 12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에서 열린 특파원 간담회에서 “내가 한 말은 평소 지론이며 10년 전부터 얘기해온 것으로 근본적 해법에 관해서는 지금도 그렇게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또 “위안부 문제에 있어서 가장 기본적인 문제는 진정 어린 사과 딱 하나”라면서 “진정성 있는 사과 한마디면 끝날 일을 왜 이리 오래 끄느냐는 것에 내 말의 본질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합의서가 수십 개 있으면 뭐하나”라고 말한 뒤 “피해자의 마지막 용서가 나올 때까지 사과하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의장은 이 자리에서 아베 신조 총리를 비롯해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 등 정부 인사들이 잇달아 날선 반응을 보인 데 대한 언급도 했다.

그는 “왜 이렇게 크게 문제 되는지, 더군다나 관방장관이 나서더니 아베 총리까지 나서서 이러는 것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문 의장은 “김복동 할머니가 (생전에) 원했던 것은 아베 총리가 사과한다는 엽서 하나라도 보내는 것”이라며 “그런데 터럭만큼도 (의사가) 없다, 조금이라도 사과할 생각이 없다고 한 것을 보니 이렇게 번져서는 마무리가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김 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조화라도 보내고 문상이라도 했으면, 손 한 번 잡고 ‘잘못했습니다. 미안합니다’라고 했으면 생존 할머니들한테서 금방 ‘용서한다’는 말이 나왔을 것이다. 그러면 문제의 본질이 다 해소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문 의장은 지난 8일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아키히토 일왕을 ‘전쟁범죄의 주범 아들’이라고 칭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둘러싼 한일 갈등과 관련해선 “일본을 대표하는 총리나 곧 퇴위하는 일왕의 한마디면 된다. 고령 위안부의 손을 잡고 진정 미안했다고 말하면 그것으로 (위안부 문제가) 해결된다”고 말했다.

문 의장의 발언이 일본에 소개되자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지난 10일 필리핀 방문 중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발언을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베 총리는 “정말로 놀랐다”며 “대단히 부적절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 만큼 외교 경로를 통해 매우 유감이라는 의사를 표시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외교 경로를 통해 문 의장에게 사죄와 발언 철회를 공식 요구했다.

jeeh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