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조선업 2강 체제 재편…훈풍 분다
韓 조선업 2강 체제 재편…훈풍 분다
  • 이가영 기자
  • 승인 2019.02.13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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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重·대우 M&A ‘규모의 경제’…삼성重 알찬 회사 탈바꿈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이하 대우조선) 인수 후보자로 확정된 가운데, 최종 인수가 확정되면 국내 조선업계는 2강 체제로 재편된다. 현대중공업은 규모의 경제를 극대화해 독보적인 수주잔량을 확보하고, 삼성중공업은 외형보단 내실에 집중할 전망이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 인수·합병(M&A) 이슈와 함께 조선업계의 전열 재정비가 예상된다.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31일 산업은행과의 협의안에 따라 3월 본계약을 체결하고, 현대중공업은 중간지주사인 ‘조선통합법인’을 설립해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 4개 조선소를 계열사로 두게 된다.

현대중공업그룹이 최대주주가 되는 이 통합법인은 중간지주 이상의 사업지주사 역할을 하면서 규모의 경제 효과를 극대화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 리서치는 현대중공업그룹이 대우조선 인수하면 수주잔량은 지난해 말 기준 1698만9000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로 세계 시장 점유율 21.2%를 차지한다고 분석했다.

이는 3위인 일본 이마바리조선소 수주잔량(525만3000CGT)의 3배 이상이며 5위인 삼성중공업(4723CGT)의 4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31일 대우조선 인수를 발표하면서 “조선 부문에서 확실한 통합 시너지를 내고 신설될 통합법인을 종합 엔지니어링 회사로 키워나가겠다”고 밝혔다.

대우조선 인수로 연구개발(R&D) 통합, 중복 투자 제거, 규모의 경제 실현을 통한 재료비 절감 등의 효과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그간 빅3의 문제로 꾸준히 지적돼온 저가수주가 해소될 경우 글로벌 환경규제 강화로 늘고 있는 친환경 선박의 영업 실적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번 딜은 시장 안정화와 효율성 극대화가 핵심”이라며 “R&D 통합, 중복 투자 제거, 규모의 경제 실현, 기술 교류로 인한 생산성 증대, 원가절감 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가운데, 삼성중공업은 외형을 키우기보다 내실을 다지겠다는 기존 전략을 고수할 계획이다. 

앞서 남준우 삼성중공업 사장은 올초 전사전략회의에서 “외형 성장보다는 안정적 매출을 유지하고 알차게 이익을 내는 단단한 회사로 탈바꿈 하자”고 말했다.

실제 삼성중공업은 적자폭을 줄여오며 그간 꾸준히 체질개선에 힘써왔다. 경영진도 수주절벽으로 인한 보릿고개를 견디기 위해선 탄탄한 내실이 바탕이 돼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이에 따라 지난해 매출 5조2651억원, 영업손실은 409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33.4%(2조6361억원) 줄었지만, 영업이익 적자폭도 21.9%(1149억원) 줄어든 수치다.

특히 4분기만 따로 떼놓고 보면 개별매출은 1조3639억원으로 전분기(501억원)보다 3.8% 늘었고, 해당기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각각 64억원(5.0%), 254억원(31.6%)씩 증가했다. 지난해 순차임금도 전년보다 52% 줄어드는 등 재무건전성도 뚜렷하게 개선됐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매출액 목표를 지난해 실적보다 30%가량 많은 7조1000억원으로 제시하면서 내실경영을 강조하고 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잘하는 분야에 집중하기로 했다”며 “외형보다는 내실을 다지자는 게 경영진의 일관된 경영 정상화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young2@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