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 '대한독립선언서' 서명 이병홍 지사 무덤·비문 발굴
하동 '대한독립선언서' 서명 이병홍 지사 무덤·비문 발굴
  • 한광숙 기자
  • 승인 2019.02.13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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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국 100년만에… 하동·경남독립운동연구소, 정부 서훈 추진

경남 하동군과 경남독립운동연구소는 1919년 하동 대한독립선언서에 서명한 후 행적을 알 수 없었던 하동출신 독립운동가 죽헌(竹軒) 이병홍 지사가 3·1만세운동 후 6개월 만에 순국한 것으로 100년 전 세운 무덤 묘비에서 최근 확인, 정부 서훈을 추진키로 했다.

13일 군에 따르면 비문을 분석한 재야사학자 정재상 경남독립운동연구소장은 이 비는 1920년 독립운동가 김홍권(1892∼1937·건국훈장·양보면) 선생이 비문을 짓고 합천이씨 종중과 함께 세운 것이라고 밝혔다.

이병홍 지사의 묘비 발굴은 지난해 3월부터 하동군과 경남독립운동연구소가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으로 군내 미발굴·미포상 독립운동가 찾기 전수조사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양보면 거주 이현철씨의 제보로 하동군 진교면 고외 마안곡에서 묘소를 찾아 대한독립선언서에 서명한 이병홍 지사임을 밝혔다.

정재상 소장은 “이 지사가 1919년 음력 윤 7월에 세상을 떠나자 벗이자 동지였던 김홍권(당시 상해 임시정부 의정원 의원)이 1920년 3월 순수 한글로 비문을 짓고 세운 것으로 비에는 본관·출생·사망일자·건립연도·비문 작성자 등이 기록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비문을 작성한 김홍권 선생은 3·1운동 이후 중국으로 건너가 상해 임시정부에서 활동한 인물로 이병홍 지사와는 진주공립농업학교(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선후배 관계이며, 김홍권이 2회 졸업생으로 2년 선배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처가가 합천 이씨로 이병홍과는 인척지간이다. 김홍권은 이병홍이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접하고도 곧바로 문상을 하지 못한 것은 일제 감시 때문으로 생각된다”며 “벗이 세상을 떠난지 8개월 후에 찾아와 비를 세우고 애도한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윤상기 군수는 “하동 ‘대한독립선언서’에 서명한 애국지사 12인의 행적이 한 분 한 분 밝혀지고 있어 3·1운동 100주년의 의미를 더욱 뜻있게 하고 있다”며 “하동군이 추진하는 미발굴 독립운동가 찾기 전수조사를 통해 독립운동가를 한분이라도 더 찾는데 경남독립운동연구소와 함께 힘쓰겠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하동/한광숙 기자

kshan@shin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