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서명 이틀만에…트럼프 韓방위비 추가 인상 압박
가서명 이틀만에…트럼프 韓방위비 추가 인상 압박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9.02.13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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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한국이 분담금 더 내야…몇년 동안 오를 것"
'5억 달러 인상' 발언도…성과 과시 중 '착오' 가능성
(사진=AP/연합뉴스)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위비 분담금 추가 인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한미가 제10차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문에 가서명한 지 불과 이틀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회의에서 주한미군 주둔비 인상과 관련해 "한국은 전날 5억 달러(약 5627억원)를 더 지불하기로 동의했다"면서 "전화 몇 통에 5억 달러"라고 말했다.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위비 분담금 추가 인상 발언은 한미가 올해 분담금에 대해 합의한 지 불과 이틀 만에 나온 것이다.

앞서 한미는 지난 10일 올해 한국의 분담금을 작년(9602억원)보다 8.2%, 787억원 인상된 1조389억원으로 책정하는 내용의 제10차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문에 가서명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한국에 쓰는 비용은 50억 달러인데, 한국은 약 5억 달러를 지불해왔다"면서 "우리는 그것보다는 거래를 잘 해야 한다. 그래서 그들은 5억 달러를 더 내기로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한국을 방어하고 엄청난 돈을 잃는다. 그들을 방어하는데 1년에 수십억 달러의 돈을 쓴다"며 "방위비 분담금은 올라가야 한다. 위로 올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몇 년 동안 그것은 오르기 시작할 것"이라며 "한국은 지금까지 잘했고 앞으로도 아주 잘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중 '5억 달러 인상'이 10차 분담금협정을 의미하는 것인지, 아니면 한미 간에 관련한 추가 협의가 있었다는 것을 공개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이 발언이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성과를 과시하기 위한 과정에서 나온 수치상 착오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10차 분담금협정을 의미한다면 이는 사실과 다르고, 가서명 이후 한미 간에 추가 협의도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외교 소식통은 "한미 간에 가서명 이후 추가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안다"면서 "어떤 맥락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나왔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으로 미뤄볼 때 미국의 방위비 분담금 압박이 앞으로 더욱 거세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이번에 체결한 협정은 올해에만 적용되는 1년짜리로, 내년 이후에 적용될 방위비 분담금을 위해 이르면 상반기 중 한미가 다시 협상에 나서야 한다.

이때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 여부가 걸린 내년 대선(11월) 등을 고려해 지금보다 동맹국의 부담을 높이는 방향으로 기준을 마련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