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美 의회, ‘장벽건설 13억 달러’ 셧다운 방지 협상 잠정 타결
(종합)美 의회, ‘장벽건설 13억 달러’ 셧다운 방지 협상 잠정 타결
  • 동지훈 기자
  • 승인 2019.02.12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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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길이 등 축소에 보수 인사들 ‘불만’…트럼프 서명하면 확정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미국 연방정부의 추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을 피할 수 있는 길이 생겼다.

1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여당 공화당과 야당 민주당의 협상대표들은 최종 예산안에 합의를 끌어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국경 장벽 건설을 둘러싼 역대 최장기간 셧다운을 잠정 중단하고 오는 15일까지 3주간 협상 시한을 뒀다.

협상에 나선 공화당 소속 리처드 셀비 상원 세출위원장은 협상 후 “양당이 모든 국경안보를 포함한 7개 법안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면서 “실무진이 세부사항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다시 셧다운이 일어나지 않도록 힘을 합쳤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인 합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협상에 참여한 민주당 소속 니타 로위 하원 세출위원장은 오는 13일께 정리된 합의안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WP와 로이터통신은 국경 장벽 건설을 위한 비용 13억7000만 달러가 합의 사항에 포함됐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해 의회가 할당한 금액에서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액수로, 당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했던 57억 달러에는 크게 못 미친다.

공화당과 민주당은 합의 결과 도출된 금액으로 55마일(88.5㎞)에 장벽을 쌓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구상했던 200마일(322㎞) 이상의 장벽과는 차이가 크다.

이 밖에 민주당이 새로 내놓았던 구금 시설 내 침상 축소 요구는 합의안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합의안의 내용들이 언론 보도를 통해 공개되자 친(親) 트럼프 셩향의 보수 인사들은 불만을 표출했다.

폭스뉴스 앵커를 맡고 있는 션 해니티는 “쓰레기 타협안(garbage compromise)”이라며 “이를 지지하는 공화당원은 이유를 확실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마크 메도스 하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인들에게 약속했던 부분이 반영되지 않았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날 마련된 합의안은 상‧하원을 거쳐 협상 시한인 오는 15일 자정 전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하면 확정된다. 그동안 제기됐던 추가 셧다운 우려가 불식되는 것이다.

공화당과 민주당이 추가 셧다운 우려를 잠재웠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잠정 합의안에 대한 상세 보고를 받지 못했다며 판단을 유보했다.

올해 첫 대규모 정치 유세 일정으로 남쪽 국경 지역인 텍사스주 엘패소를 찾은 트럼프 대통령은 연단에 오르기 직전 협상 진전 소식을 들었다며 “여러분도 알다시피 우리는 어떤 식으로든 장벽을 쌓을 것”이라고 강조하고는 “아마도 진전이 이뤄졌을 수도, 아마도 아닐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현지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유세 지역으로 엘패소를 고른 데 대해 자신의 핵심 정책인 국경 장벽 문제를 강조하고 성과를 드러내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실제로 유세 연단에서 “엘페소에 국경 장벽이 설치된 이후 범죄가 크게 줄었다”고 주장했다.

jeeh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