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 양승태(71·사법연수원 2기) 전 대법원장이 재판 준비에 돌입했다.
12일 법원 등에 따르면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62·12기)·고영한(64·11기) 전 대법관은 본격적인 재판 시작을 앞두고 촘촘한 ‘방어선’을 구축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우선 양 전 대법원장 등은 법리다툼을 벌이기 위해 검찰 수사 과정에서 참여한 변호인단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일부 변호인을 추가 선임했다.
현재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에는 법무법인 로고스의 이복태(69·11기)·최정숙(52·23기)·김병성(41·38기) 변호사와 이상원(50·23기) 변호사 등이 이름을 올렸다.
박 전 대법관은 법무법인 율우와 케이씨엘에서 7명의 변호사를, 고 전 대법관은 법무법인 바른과 해송에서 9명의 변호사를 선임한 것으로 전해진다.
방어선의 구축과 동시에 양 전 대법원장과 박·고 전 대법관 측은 '기록과의 전쟁'에 돌입했다.
본격적으로 법정 싸움을 벌이기에 앞서 검찰에 반박할 논리를 가다듬기 위해 그간의 기록을 꼼꼼히 검토하기 위해서다.
이날 양 전 대법원장과 박·고 전 대법관 변호인단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박남천 부장판사)가 사건을 배당받은 즉시 기록 열람과 복사를 신청했다.
변호인단은 기록을 살펴본 뒤 쟁점을 정리해 재판 전략을 세우게 된다. 이 과정에서 검찰이 제시한 증거의 인정여부와 증인 신청 등이 결정된다.
변호인단이 검토해야 할 기록은 방대할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30여개의 혐의로 먼저 기소된 임종헌(60)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경우만 살펴봐도 기록이 20만쪽이 넘어 복사에만 꼬박 2주가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양 전 대법원장은 임 전 차장보다 많은 47개 혐의가 적용돼 있다. 박 전 대법관과 고 전 대법관은 각각 33개, 18개 혐의를 받고 있다.
따라서 변호인단의 기록 검토에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이들의 정식 재판은 4월께나 진행될 것으로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