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마약' 버닝썬 논란 새국면…"'애나'를 찾아라"
'폭행→마약' 버닝썬 논란 새국면…"'애나'를 찾아라"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9.02.12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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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뉴스 캡처)
(사진=MBC 뉴스 캡처)

서울 강남의 클럽 '버닝썬'을 둘러싼 논란이 폭행 시비에서 ‘마약 의혹’으로 번지고 있다.

약물 중독 추정 신고를 경찰이 내사 종결한 것이 확인됐고 클럽에서 마약을 권유받았다는 고객의 증언까지 나오면서 사태는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지난 11일 MBC 보도를 통해 버닝썬의 한 VIP고객은 클럽에서 마약을 권유받은 적이 있다고 폭로했다.

이 고객은 "(클럽 직원이) 알약 같은 걸 주면서 '한번 해볼래? 훨씬 더 재밌게 놀 수 있다'고 권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버닝썬에서 마약과 관련한 수상한 신고가 접수된 사실도 방송을 통해 확인됐다.

지난해 7월 7일 오전 5시1분, 119에 클럽 버닝썬에서 약물 중독 의심 환자가 발생했다는 신고 전화가 걸려왔다.

신고자는 "누군가가 준 샴페인을 마신 후 몸이 이상하다. 약을 탄 것 같다"면서 "혈압과 맥박 등을 측정하기 어려울 정도로 몸부림이 심했고 동공이 크게 확대됐다"고 말했다.

SNS에도 목격담이 올라왔다. 클럽에 있던 손님들은 "남성이 약을 탄 술을 마시더니 거품 물고 발작을 일으켰다", "경호원 8명이 부축해 몸을 들고 있었다" 등으로 상황을 전했다.

약물 중독 의심 환자는 테이블 손님을 유치하면 클럽으로부터 수수료를 받는 'MD'로 일하던 A씨 알려졌다. 클럽과 직접고용 관계는 아니었다.

사건 당시 역삼지구대에선 119 연락을 받고 클럽에 가서 두 차례 현장 확인했고, 이후 "약물 복용으로 추정된다"는 의사 소견을 서울 강남경찰서에 전달했다.

A씨도 치료를 마친 후인 같은 달 11일 경찰에 출석해 "누군가가 몰래 마약을 물에 타서 먹였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사건은 내사 종결 처리됐다. 국립과학수사원에 A의 소변과 모발에 대한 정밀감정을 의뢰한 결과 필로폰 등 마약류 투약에 대해 '음성' 회신을 받았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간이 시약검사에서 양성이 나오더라도 정밀검사 결과 음성이 나오는 경우는 종종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경찰은 버닝썬의 경찰 유착과 마약 투약 의혹 등을 살펴보고 있다.

이와 관련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최근 버닝썬에서 일하던 '애나'로 불리는 중국 여성 B씨를 불러 조사하려 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8년 전 서울에 있는 대학 연기학과에 외국인전형으로 입학해 지난해 졸업한 뒤 버닝썬 클럽에서 중국인 VIP 고객을 유치하는 일을 맡아온 것으로 MBC에 따르면 전해졌다.

경찰은 B씨가 클럽 고객에게 필로폰이나 케타민 같은 마약을 제공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B씨는 과거 마약류 투약 혐의로 수사를 받았으나 기소유예 처분된 바 있다.

이와 관련 한 클럽 고객은 MBC에 "중국인 지인들이 애나가 주는 하얀색 약을 'K'라고 불렀다. 이들은 이후에도 클럽에 갈 때마다 화장실 등에서 복용했다"면서 "한번 해볼래? 이거 되게 기분 좋아져'라고 권유하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경찰은 만약 B씨가 손님들에게 마약을 건넨 게 사실이라면 버닝썬 측에서도 알고 있었을 걸로 보고 조직적인 유통 의혹도 수사하고 있다

한편, 클럽 측은 줄곧 마약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버닝썬' 대표는 최근 "클럽에서 약을 유포하거나 판매한 적이 없다"면서 "의혹이 사실이면 클럽 문을 아예 닫겠다"고 공언했다.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