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서 한국 대기업 주재원 '무차별 폭행' 당해
터키서 한국 대기업 주재원 '무차별 폭행' 당해
  • 박고은 기자
  • 승인 2019.02.12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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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행만 한 뒤 현장 떠나… 코뼈 부러지는 등 '큰 부상' 입어
불만 품은 현지 사업가 배후 가능성…회사, '안전대책' 시행
지난달 중순 주재원 피습 사건이 벌어진 한국 대기업 터키법인 사무실 소재 지역의 11일(현지시간)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중순 주재원 피습 사건이 벌어진 한국 대기업 터키법인 사무실 소재 지역의 11일(현지시간) 모습. (사진=연합뉴스)

한국 대기업의 터키법인 주재원이 현지인들로부터 무차별 폭행을 당해 큰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현지 소식통 등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한국 대기업 A사의 터키법인 주재원B씨가 이스탄불의 회사 사무실 주변에서 신원 미상의 현지인들로부터 무차별 폭행을 당했다.

범행 장소에서 미리 B씨를 기다린 것으로 보이는 가해자들은 B씨가 소지한 금품에는 손을 대지 않고 폭행만 한 뒤 현장을 황급히 떠났다.

B씨는 코뼈가 부서지는 등 큰 부상으로 치료를 받았으며, 정신적 충격에 시달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까지 범인은 검거되지 않았지만, 교민 사회에선 이번 사건이 '묻지마 폭행'보다는 거래 관계에서 불만을 품은 현지 사업자가 배후에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A사 현지 법인에서는 지난해에도 신변의 위협을 받은 주재원이 조기 귀임한 전례가 있다.

터키 당국이 A사의 현지 분쟁관계에 수사 초점을 맞추고 있는지에 관해 주(駐)이스탄불 한국총영사관은 "여러 가지 면에서 민감한 사안이고, 국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어 어떠한 정보도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A사 터키법인은 이번 사건 후로 '한국인 직원 안전대책'을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풀을 이용해 여러 명이 함께 출·퇴근하고, 회사 주변 경비를 강화하는 등의 조치를 했다는 것이다.

터키에서 한국인 사망·피습 사건은 때때로 발생하지만 제대로 된 진상규명과 처벌 및 보상이 이뤄진 사례는 많지 않다.

2016년 외신에도 널리 알려진 '한인 레코드숍' 피습 사건에서는 폭행과 기물파손에 가담한 터키인들이 별다른 처벌을 받지 않았고, 피해 한인만 가게 문을 닫고 그 구역을 떠났다.

같은 해 한인 아동 성추행 사건도 터키 재판부가 피해 아동 측에서 원치 않는 법정 진술을 고집함에 따라 터키인 가해자를 처벌하지 못했다.

gooeun_p@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