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구피임약, '감정 인지' 능력 저하시킬 수도"
"경구피임약, '감정 인지' 능력 저하시킬 수도"
  • 김아름 기자
  • 승인 2019.02.12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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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멸·경멸·자부심 등 복잡한 감정 인지능력↓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경구피임약을 복용한 여성은 '감정 인지' 능력이 피임약을 복용하지 않은 여성에 비해 떨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1일 영국의 데일리 메일 인터넷판과 메디컬 익스프레스에 따르면 독일 그라이프스발트(Greifswald) 대학의 알렉산더 리슈케 임상심리학 교수 연구팀은 경구피임약이 상대방의 얼굴에 나타난 감정을 읽어내는 능력이 떨어지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경구피임약을 사용하는 여성 42명, 사용하지 않는 53명을 대상으로 눈 주위에 나타나는 복잡한 감정을 읽어내는 능력검사를 실시했다.

검사 결과 경구피임약을 복용한 여성은 복용하지 않은 여성에 비해 감정인지 능력이 약 10% 떨어졌다. 

이들은 읽기 쉬운 표정을 알아차리는 능력은 다른 여성들과 차이가 없었지만 모멸, 경멸, 멸시감, 자부심 등 같은 복잡한 감정을 읽어내는 능력에서는 확연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정 인지 능력 저하는 경구피임약의 종류와는 상관없이 긍정적 또는 부정적인 감정에서 모두 나타났다.

연구팀은 "감정인지 능력 저하가 사회활동과 대인관계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이는 엄격하게 이뤄진 테스트가 아니고는 잡아내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구 피임약은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분비에 영향을 미쳐 배란을 차단하기 때문에 감정영역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된다"며 "정확한 메커니즘에 대한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연구결과는 '첨단 신경과학'(Frontiers in Neuroscience) 최신호에 발표됐다.   

[신아일보] 김아름 기자

dkfma6538@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