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병의 근원 '과로'…근무 오래할 수록 온몸의 통증↑
만병의 근원 '과로'…근무 오래할 수록 온몸의 통증↑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9.02.12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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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향대병원, 분석결과 발표…"60대 이상 특히 주의"
(사진=아이클릭아트)
(사진=아이클릭아트)

환자들을 위해 거의 집에 가지 않고 간이침대에서 생활하며 밤낮 없일 해 온 고(故)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의 갑작스런 죽음은 사회를 큰 슬픔에 빠뜨렸다.

윤 센터장의 죽음을 계기로 장시간 근무에 의한 '과로'가 건강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업무시간이 긴 노동자일수록 고혈압, 심뇌혈관계 질환, 우울증, 돌연사 발생 등의 위험이 커질 뿐만 아니라 몸 온몸에 통증도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순천향대 서울병원 직업환경의학과 연구팀(이재광·김광휘·정성원·김상우·이준희·이경재)은 근무시간 증가가 근골격계 통증에 미치는 연관성을 조사한 결과를 12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제4차 근로환경조사에 참여한 20세 이상 근로자 2만4783명을 대상으로 직업적 특성이나 심리사회적 요인을 보정한 채 1년간 업무와 관련해 나타난 근골격계 통증을 살폈다.

근골격계 통증은 상지통(어깨, 목, 팔, 손 등) 및 하지통(엉덩이, 다리, 무릎, 발 등) 유무로 평가했다.

그 결과 주당 근무시간이 길수록 온몸에 통증이 나타나는 근골격계질환과의 연관성이 관찰됐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남성의 경우 주 40시간 이하 근로자보다 주 52시간 초과 근로자의 상지통 위험은 1.40배 높았다. 하지통 위험도 1.47배였다.

여성 근로자도 상황은 비슷했다. 같은 조건에서 상지통 위험은 1.66배 높았고, 하지통은 이 위험은 1.47배로 많았다.

특히 남녀모두 나이가 많을수록, 교육 수준 및 월수입이 낮을수록 근로시간에 비례한 근골격계질환이 높아지는 특징을 보였다.

게다가 근무시간 증가에서 비롯된 근골격계질환은 우울증이나 공황장애 등의 정신건강질환과 소화기계질환 등으로 까지 이어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과로에 따른 사소한 몸의 통증이 각종 질병의 시발점이 되는 셈이다.

이경재 교수는 "고령 근로자의 근골격계 증상 예방책 마련과 함께 이들이 장시간 근무와 단순 노무의 근로 환경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사회구조를 개편하는 게 중요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인 대한직업환경의학회지 최근호에 발표됐다.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