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일부 의원들이 지난 8일 국회에서 열린 공청회에서 5·18 민주화운동을 폄훼하는 망언을 쏟아냈던 것과 관련, 정치권과 민주시민들에게 지탄을 받고 있다.
한국당 지도부는 처음엔 ‘역사 해석’ 운운하며 변명을 일삼다가 문제가 심각해지자 진화에 나섰지만 성난 민심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국가 차원의 진상조사를 거쳐 ‘민주화운동’으로 자리매김을 한 5·18 민주화운동을 ‘광주폭동’으로 왜곡하고 당시 희생자를 ‘종북좌파가 만든 괴물집단’으로 매도했다. 국회에서 그것도 백주대낮에 광주민주화운동을 ‘북한군 특수부대가 개입했다’고 주장해온 지만원 씨를 불러 판을 깔아준 것은 한국당의 김진태, 이종명 의원이었다.
8일 공청회에서 쏟아진 말들은 경악 그 자체다. 이종명 의원은 “80년 광주폭동이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세력에 의해 민주화운동이 됐다”며 “다시 뒤집을 때”라고 주장했다. 김순례 의원은 “종북좌파들이 5·18 유공자라는 괴물집단을 만들어 세금을 축내고 있다”면서 광주민주화운동 강제진압 당시 발포 책임자로 지목되는 전두환 전 대통령을 ‘영웅’이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이는 국가의 공권력에 유린당하고 인고의 세월을 견뎌온 광주민주화운동 희생자와 유가족들에 대한 모욕이자 그동안 군사 권력에 맞서 민주화를 이룩한 민주세력에 대한 도발이자 망발이 아닐 수 없다.
당 이름을 ‘자유한국당’으로 바꾸었지만 그들의 뿌리는 전두환·노태우의 군사파쇼와 국정농단으로 국민을 기만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 이어지는 정치집단이란 것을 재확인 해주었다.
11일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4당은 5·18 민주화운동을 비하한 한국당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을 12일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하기로 했다.
박근혜 정권의 탄핵으로 자멸의 길을 걷던 한국당은 최근 지지율 상승세에 취해 또 다시 헛발질로 국민들의 눈 밖에 났다. 사실 한국당의 지지율 회복은 한국당이 잘해서 나타난 현상은 아니다. 집권 3년차에 접어든 문재인 정부가 뚜렷한 성과를 보이지 못하자 반대급부로 나타난 현상이다. 이런 와중에 지지율 상승에 도취되어 자신들의 본질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다.
한국당도 이들에 대한 결단이 필요하다. 이들을 스스로 단죄하지 않는다면 ‘초록이 동색’이란 비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
국회는 민의의 전당으로 대화와 타협을 통해 사회적 갈등을 녹여내고, 이해관계가 얽힌 정책을 법제화하는 곳이다. 그러나 역사를 왜곡하고 국가가 인정한 민주화운동을 부정하는 장소가 되어선 안 된다.
[신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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