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하가격 폭락에 생산비도 못 건진 ‘광어’…양식산업 붕괴 우려
출하가격 폭락에 생산비도 못 건진 ‘광어’…양식산업 붕괴 우려
  • 박성은 기자
  • 승인 2019.02.11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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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원가 1만원 넘는데 거래가격은 9000원선
연어·방어 등 수입산 증가도 출하價 하락 한몫
제주광어 양식 현장. (사진=제주광어주식회사)
제주광어 양식 현장. (사진=제주광어주식회사)

생산원가는 1만원이 넘는데 거래가격은 이보다 낮은 9000원 선이다. 시중에서 흔히 보고 값싸게 먹을 수 있는 ‘국민 횟감’ 광어 얘기다. 요즘 광어를 양식하는 어가들이 어려움에 빠졌다. 광어 출하가격이 좋지 않아 ‘팔면 팔수록 오히려 손해를 보기’ 때문이다.

제주어류양식수협이 지난해 분석한 양식 광어 생산원가는 1만1000원이다. 그러나 요즘 산지 기준 광어는 ㎏당 8500원~9000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지금의 거래가격은 10년 전인 2009년 제주연구원이 분석한 생산원가와 같은 수준이다.

다시 말해 ㎏당 9000원에 10t을 팔면 2000만원 정도의 손해를 본다. 제주도내 358개 양식업체가 각각 10t씩 팔았다면 71억6000만원의 손해가 생기는 셈이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수산관측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지역 광어 전체 생산량은 2만2463t이다. 올해도 이와 같은 생산량과 현재 가격이 올 연말까지 그대로 이어진다면 약 450억원 상당의 손해를 제주 광어 어가들이 입는다.

주된 이유는 생산비용의 상승이다. 매년 인건비와 사료비, 전기요금 등 고정적으로 지출되는 생산단가가 지속적으로 늘지만 출하가격은 제자리거나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

여기에 수입산 횟감의 소비 확대도 광어가격 폭락의 또 다른 이유다. 특히 노르웨이산 연어와 일본산 방어의 수입 급증이 눈에 띈다. 연어 전체 수입량은 2016년 2만7527t에서 2017년 2만9626t, 지난해 3만7400t으로 크게 증가했다. 일본산 방어 역시 2017년 748t에서 지난해 1574t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이에 대해 제주도 수산정책과 관계자는 “제주 광어는 전국 생산량의 60%를 차지할 정도의 주요 양식 품목”이라며 “현재 출하가격이 생산원가 이하로 폭락해 광어 양식산업이 도산 위기에 처했으므로 국가 차원의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 시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