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미세먼지, 정신질환 응급입원 증가에 영향
초미세먼지, 정신질환 응급입원 증가에 영향
  • 동지훈 기자
  • 승인 2019.02.11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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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따뜻할수록 대기오염물질 연관성 커져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초미세먼지(PM 2.5)가 정신질환에 따른 응급입원을 증가시킨다는 국내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대 보건대학원·건강환경연구소·분당서울대병원 공동 연구팀은 지난 2003~2013년 사이 서울에서 우울증과 조현병 등의 정신질환으로 응급입원한 8634건을 대상으로 초미세먼지 노출과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조사됐다고 11일 밝혔다.

논문을 보면 해당 기간 초미세먼지 농도가 이틀 평균 10㎍/㎥ 증가하면 정신질환에 의한 응급입원은 0.8%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경향은 특히 기온이 올라갈수록 뚜렷해졌다.

연구팀은 날이 따뜻한 경우 초미세먼지와 일산화탄소, 이산화질소, 오존, 이산화황 등의 대기오염물질 중 하나라도 수치가 높으면 정신질환과의 연관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 경우 정신질환에 의한 응급입원 위험은 최대 2.3%까지 증가했다.

다만 초미세먼지와 정신질환 사이의 연관성은 65세 미만에서만 관찰됐다. 이 연령대가 65세 이상 노인보다 바깥 활동 시간이 많은 만큼 초미세먼지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초미세먼지가 정신질환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결과는 해외에서도 나왔다.

지난 2016년 스웨덴 우메아(Umea)대학 연구팀은 50만명이 이상의 18세 이하 아동‧청소년을 분석한 결과 초미세먼지와 미세먼지가 10㎍/㎥ 증가하면 아동의 정신질환이 4% 증가한다고 영국의학저널(BMJ Open)에 밝혔다.

당시 연구팀은 신체나 뇌 속으로 들어간 대기오염물질이 염증을 유발해 정신질환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 책임자인 김호 서울대 보건대학원장은 “초미세먼지 농도가 0~30㎍/㎥로 낮더라도 정신질환에 의한 입원은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이는 농도와 상관없이 초미세먼지에 아주 짧은 기간 노출돼도 정신질환에 미치는 위험이 크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추가적인 메커니즘 분석과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jeeh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