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4.1 지진에 '화들짝'…잦은 지진에 '둔감' 우려도
포항 4.1 지진에 '화들짝'…잦은 지진에 '둔감' 우려도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9.02.10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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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경남서 문의 전화 잇따라…피해 접수는 없어
포항시민은 '덤덤'…주민들 "대피 생각은 안했다"
지난해 2월11일 경북 포항에서 규모 4.6 지진이 일어난 뒤 포항시 북구 장성동 한 건물 외벽이 부서져 길에 파편이 떨어져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2월11일 경북 포항에서 규모 4.6 지진이 일어난 뒤 포항시 북구 장성동 한 건물 외벽이 부서져 길에 파편이 떨어져 있다. (사진=연합뉴스)

포항에서 꼭 1년 만에 규모 4.0이상의 큰 지진이 발생했다. 사상 초유의 수능연기를 초래했던 '11·15 포항지진'의 공포를 다시 떠오르게 하는 현상이다.

인근 지역 주민들이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반면 익숙한듯 담담한 모습을 보이는 사람들도 많아 잦은 지진에 '둔감' 우려가 나오고 있다.

◇ "땅이 흔들려요" 당국에 문의 전화 잇따라

이번 지진은 대다수의 시민들이 즐거운 휴일을 보내고 있었을 10일 낮 12시53분 경북 포항에서 발생했다.

지진이 발생한 곳은 북위 36.16도, 동경 129.90도로 평소 지진이 자주 나던 곳이다. 하지만 이날은 규모가 4.1로 컸다.

국내에서 규모 4.0 이상의 지진이 난 것은 정확히 1년 만이다. 지난해 2월11일 오전 5시3분 포항 북구 북서쪽 5㎞ 지역에서 규모 4.6 지진이 난 바 있다.

이 지진으로 인한 계기 진도는 경북과 울산 지역에서 Ⅲ으로, 강원, 경남, 대구, 부산 지역에서 Ⅱ로 측정됐다.

계기 진도 Ⅲ은 건물 위층에 있는 사람이 현저히 진동을 느끼며 정지하고 있는 차가 약간 흔들리는 수준이다. 계기 진도 Ⅱ는 조용한 상태에 있거나 건물 위층에 있는 소수의 사람만 진동을 느낀다.

소방청에 따르면 지진을 느꼈다는 '유감' 신고는 이날 오후 2시께까지 경북 10건, 경남 10건, 울산 6건, 창원 3건, 부산 2건, 대구 2건 등이 들어왔다. 지진 관련 문의는 35건이었다.

특히 다소 지진의 흔들림을 강하게 느낀 울산과 경남지역에서 지진을 감지했다는 문의 전화가 잇따랐다.

울산·경남소방본부는 이날 지진 발생 후 지진과 관련된 내용을 묻는 전화가 울산에서 20여건, 경남에서 10여건이 접수됐다고 알렸다.

지진으로 인한 피해 신고는 아직 접수된 것이 없다. 지진의 발생지가 육지와 50㎞ 정도 거리가 있어 피해가 적을 것으로 관측된다.

◇ 지진의 일상화?…큰 동요없는 시민들

지진이 발생한 곳과 가장 인접한 곳에 위치한 포항지역 시민의 상당수는 점심을 먹거나 휴식을 취하고 있던 중 흔들림을 감지했다.

그러나 지진이 난 이후 포항에선 대피하려는 움직임은 별로 포착되지 않았다. 대다수의 시민들은 평소와 똑같은 생활을 이어갔다.

북구에 사는 한 주민은 "약 3~4초 정도 약하게 느꼈고 예전에 규모 4 이상 지진과는 실제 느끼는 진도가 달랐다"면서 "대피해야 한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남구의 주민도 "화분이 살짝 흔들린 것 말고는 진동을 느낄 수 없었다"며 "기상청 문자메시지를 보고서야 지진이 온 것을 알았을 정도여서 큰 지진이 아니라고 판단해 피하지 않았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에 지진 발생 후에도 포항 길거리 곳곳에는 산책을 나온 사람들이나 뛰어노는 아이들이 가득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를 비롯해 경주 월성원자력발전소, 울진 한울원자력발전소도 지진 영향 없이 정상 가동하고 있다.

월성원자력본부와 한울원자력본부 등은 "이번 지진으로 인한 발전소 영향은 없다"고 밝혔다. 포항제철소도 "별다른 영향 없이 정상 조업 중"이라고 말했다.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