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실제물가 괴리 1년 만에 최대
체감·실제물가 괴리 1년 만에 최대
  • 이혜현 기자
  • 승인 2019.02.10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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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하락으로 물가상승세 둔화했지만 체감물가는 그대로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를 밑돌았지만 체감 물가는 2%대를 유지해 체감·실제 물가 사이의 괴리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통계청에 따르면 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0.8% 올랐다. 하지만 한국은행의 물가인식에 따르면 체감물가는 2%대를 유지해 체감·실제물가 격차가 컸다.

물가인식은 한은이 전국 도시 2500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하는 수치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물가 수준을 볼 수 있는 지표다.

지난달 체감·실제 물가 사이 격차는 1.6%포인트로 2018년 1월(1.7%포인트) 이후 1년 만에 가장 많이 벌어졌다. 지표물가와 체감 물가 사이 괴리가 커진 것은 국제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낮아졌지만 물가인식은 거의 변하지 않아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1월 2.0%에서 12월 1.3%, 올해 1월 0.8%로 꾸준히 낮아졌다. 반면 물가인식은 지난해 11∼12월 2.5%에서 머무르다가 지난달 2.4%로 소폭 하락하는 데 그쳤다.

올해 지표물가와 체감 물가 사이 괴리는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서울 택시 기본요금은 오는 16일부터 3000원에서 3800원으로 오른다. 서울시와 경기도, 인천시는 시내버스 요금 인상을 검토 중이다. 서울 지하철 기본요금도 현행 1250원에서 200원 인상하는 안이 거론되고 있다.

장기간 요금 동결, 원가상승 등으로 올해 상하수도 요금 인상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 가운데 새해 들어 오른 자동차 보험료에 이어 실손보험료까지 인상될 경우 소비자들이 느끼는 주관적인 물가는 더 높아질 수 있다.

맥도날드와 써브웨이 등 대형 패스트푸드 외식업체는 이달 중 제품 가격을 각각 100∼200원, 200∼300원씩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반해 유가 영향으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세는 미미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한국은행은 올해 상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2%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체감·실제 물가 사이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것은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물가 상승률이 낮아지면 소비자들의 실질 구매력이 늘어 소비 증대로 이어져야 하지만 체감 물가 상승률이 그대로일 경우 가계 씀씀이가 쉽게 늘지 않기 때문이다.

hyun1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