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금 챙겨 해외여행’ 동물보호단체 대표 불구속 기소
‘후원금 챙겨 해외여행’ 동물보호단체 대표 불구속 기소
  • 동지훈 기자
  • 승인 2019.02.10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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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구조 명목으로 1억여 원 모금해 유용한 혐의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동물권 단체 케어가 안락사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또 다른 동물보호단체의 대표가 후원금을 개인적으로 사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북부지검 형사4부(권기환 부장검사)는 동물보호단체 대표 서모(37)씨를 사기·기부금품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10일 밝혔다.

서씨는 지난 2016년 단체를 설립한 후 동물보호와 구조활동 명목으로 1000여 명에게 후원금 9800여 만원을 받았다.

경찰은 서씨가 후원금 가운데 7800만원가량을 개인 계좌로 빼돌려 생활비나 해외여행 경비로 쓴 것으로 보고 있다. 나머지 금액의 일부도 자동차 할부금과 집 월세 등을 내는 데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후원금 중 실제로 동물 치료에 사용된 금액은 1000만원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서씨는 후원금을 자신의 계좌로 이체한 내역을 숨기고 통장에 입금된 후원금액을 조작하기도 했다.

몇몇 후원자들이 구조활동을 했다는 증거를 요구하자 서씨는 다른 사이트에서 동물구조 활동 사진을 도용해 인터넷에 올리고 자신이 구조한 것처럼 꾸며냈다.

조사는 후원자의 경찰 고발로 시작됐다.

서씨의 행적에 의심을 품은 후원자 23명은 지난해 1월 서씨를 사기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고, 이후 사건을 송치받은 검찰은 지난달 서씨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러나 법원은 서씨가 후원금의 일부를 실제 동물치료에 사용한 점, 증거인멸이나 도주 우려가 없다는 점을 이유로 영장을 기각했다.

서씨는 조사에서 혐의를 부인하며 “이 단체 유일한 직원인 내가 월급 명목으로 받은 돈”이라며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jeeh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