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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기차역 스크린도어 '없던 일'…비용에 밀린 승강장 안전
[단독] 기차역 스크린도어 '없던 일'…비용에 밀린 승강장 안전
  • 황보준엽 기자
  • 승인 2019.02.10 12: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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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85억 들여 기술개발 해놓고 "설치 의무 없어"
정부·기관 관계자 속내는 "막대한 예산 투입 어려워"
지난 2017년 논산역 승강장에 시범설치됐던 상하개폐식 스크린도어.(사진=코레일 공식블로그)
지난 2017년 논산역 승강장에 시범설치됐던 상하개폐식 스크린도어.(사진=코레일 공식블로그)

열차 승객의 안전을 위해 정부가 추진하던 일반·고속철도역 승강장 스크린도어 도입 계획이 무산됐다. 85억원 규모 국가 연구개발(R&D) 사업을 통해 승하차 위치가 일정치 않은 승강장에도 설치할 수 있는 스크린도어가 개발됐지만, 현실화 단계를 눈 앞에 두고 좌초한 것이다. 국토부는 "법적으로 설치 의무가 없다"는 핑계를 댔지만, 그 속내에는 예산 투입에 대한 부담이 자리잡고 있었다. 실용화와 동떨어진 국가 R&D 사업과 대책 없이 방치되고 있는 기차역 승강장 안전 문제 등 정부의 부실한 철도정책이 또 한 번 논란이 될 전망이다.

10일 국토교통부와 한국철도시설공단 따르면, 일반·고속철도역 승강장 사고 예방을 위해 정부 차원에서 추진하던 스크린도어(승강장 안전문) 도입 계획이 전면 중단됐다.

KTX와 새마을호 등이 정차하는 일반 철도 승강장은 안전 관리 인력 부족으로 사고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된 상태지만, 열차별로 승하차 위치가 달라 기존 지하철역에 설치된 좌우개폐식 스크린도어를 적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국토부는 지난 2013년 국가 R&D 사업을 통해 일반 철도역에도 설치할 수 있는 상하개폐식 스크린도어(RPSD)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총 85억2152만원이 투입된 이 사업은 한국교통연구원과 한국철도시설공단, 한국교통대학교, 민간기업이 공동 수행했으며, 4년여의 연구 끝에 지난해 4월 기술 개발을 완료했다.

특히, 지난 2017년에는 논산역에서 약 7개월간의 시범사업으로 가용성 99.77% 및 안전성 적합이라는 결과를 얻었다.

당시 연구에 참여한 A연구원은 "상하계폐식 스크린도어는 이미 시범사업을 통해 안전성과 가용성 모두 검증돼 기술적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논산역에 시범 설치됐던 상하개폐식 스크린도어.(사진=철도공단)
논산역에 시범 설치됐던 상하개폐식 스크린도어.(사진=철도공단)

그러나 본지가 최근 서울역 등 전국 철도 승강장의 부실한 안전관리 실태를 취재하면서 확인한 결과, 국토부는 현재 일반 철도 승강장 스크린도어 도입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현행 국토부 고시 '철도시설의 기술기준'에서 스크린도어 설치 대상을 도시·광역철도로 한정하고 있는 만큼, 일반 철도역에 대한 스크린도어 설치는 법적인 의무사항이 아니라는 것이 국토부가 내세우는 이유다.

또, 지난 2017년6월 "상하개폐식 스크린도어 효과가 검증되면 일반철도 역사에 설치 추진을 검토 할 계획"이라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던 철도공단은 당시 계획 발표가 국가 R&D 사업에 따라 의례적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국토부와 철도공단은 일반 철도역에 스크린도어를 설치할 의무는 물론, 확정적 계획 자체가 없었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지난달 19일 대전역 승강장으로 새마을호 열차가 들어오고 있지만, 한 여성(빨간 점선)이 이를 알아채지 못하고 노란색 안전선을 넘어 이동하고 있다. 당시 해당 승차홈에는 승객 안전을 관리하는 코레일 직원이 없었으며, 진입하는 열차도 경적을 울리지 않았다.(사진=천동환 기자)
지난달 19일 대전역 승강장으로 새마을호 열차가 들어오고 있지만, 한 여성(빨간 점선)이 이를 알아채지 못하고 노란색 안전선을 넘어 이동하고 있다. 당시 해당 승차홈에는 승객 안전을 관리하는 코레일 직원이 없었으며, 진입하는 열차도 경적을 울리지 않았다.(사진=천동환 기자)

하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근본적인 문제는 결국 비용적인 부담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본지와 인터뷰한 여러 관계자들은 공통적으로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을 언급했다.

국토부 B관계자는 "일반 철도역에 설치하려면 예산이 한 두푼이 아닌데 사고도 적게 발생하는 곳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스크린도어를 설치하기는 어렵다"며 "현재로서는 설치 계획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철도공단 C관계자 역시 "사실상 막대한 예산이 소요돼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봤을 때 일반 철도역에 스크린도어를 설치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hbjy@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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