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중개업계 "허위매물 근절법 공청회, 순 엉터리"
부동산중개업계 "허위매물 근절법 공청회, 순 엉터리"
  • 김재환 기자
  • 승인 2019.02.08 16: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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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공간에 의견 수렴 어려운 형식적 행사"
참석자 고성·말싸움으로 30여분 중단 사태
8일 서울시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온라인 부동산 허위매물 근절 입법 공청회'에서 박홍근 민주당 의원(앞줄 왼쪽 첫째)이 공청회를 중단하라고 요구하는 참석자와 말싸움하고 있는 모습.(사진=김재환 기자)
8일 서울시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온라인 부동산 허위매물 근절 입법 공청회'에서 박홍근 민주당 의원(앞줄 왼쪽 첫째)이 공청회를 중단하라고 요구하는 참석자와 말싸움하고 있는 모습.(사진=김재환 기자)

부동산 허위매물을 근절하기 위해 학계·업계의 건의를 수렴하는 ‘공인중개사법 개정 공청회’에서 30여분간 고성이 쏟아졌다. 11만 공인중개사들의 생사가 달린 문제인 만큼 더 많은 업계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는 것이다.

8일 서울시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온라인 부동산 허위매물 근절 입법 공청회‘ 2부 토론이 참석자들의 고성으로 인해 30여분 지연돼 오후 3시20분 재개됐다.

이번 공청회는 박 의원이 지난해 10월 대표발의한 '공인중개사법 개정안'에 대한 학계와 업계, 소비자 단체 관계자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했다.

개정안의 주요 골자는 온라인 부동산 중개대상물의 중요 정보를 명시하고, 거짓·과장 광고 또는 사실 은폐·축소, 부당한 비교 등을 금지하며, 처벌조항을 신설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날 오후 2시부터 2시50분까지 진행된 1부 주제발표 후 참석자들이 불만을 쏟아내면서 공청회가 30여분간 중단되는 사태가 빚어졌다.

불만의 주된 내용은 공인중개사의 생사를 좌우할 수 있는 사안의 공청회장이 너무 좁아 업계 종사자의 의견을 충분히 들을 수 없어 형식적인 행사 아니냐는 불안이었다.

한 참석자는 "20평 남짓한 공간에서 11만 공인중개사의 목숨을 다루려고 한다"며 "누구를 위한 공청회인지 모르겠고, 이게 뭐하는 짓인가?"라고 말했다.

또, 곳곳에서 "순 엉터리 법안이다"라는 비판과 "앉을 수 있는 자리도 마땅치 않아 의견을 얘기할 수 없어 불평등하다". "이건 아니다. 다시 한 번 날짜를 정해라". "이런 엄청난 법에 사람이 많이 올지도 몰랐단 말이냐 자리가 이게 뭐냐" 등등의 고성이 터져나왔다.

온·오프라인 부동산 정보 중개업체에 대한 불만도 쏟아졌다. 한 참석자는 "XX에서 무슨 낯짝으로 여기 왔냐"며 "허위매물 가득한 당신들 때문에 우리가 얼마나 욕을 먹는지 아느냐"고 소리쳤다.

이날 공청회를 마련한 박 의원과 참석자 간 실랑이도 이어졌다. 박 의원은 "이런 식으로 행사 진행을 방해하면 안 된다"고 말했고, 박 의원과 한동안 말싸움을 이어간 참석자는 "오늘 공청회를 미루고 국민의 말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맞섰다.

한편, 이날 공청회에 참석한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공인중개사 개정안이 통과되면 영업비밀인 매물 정보가 노출되고, 중개업자를 배제한 직거래가 조장된다는 취지의 반대 의견을 밝혔다.

공청회장 내부가 가득 차 들어오지 못한 참석자들이 입구에 몰려있는 모습.(사진=김재환 기자)
공청회장 내부가 가득 차 들어오지 못한 참석자들이 입구에 몰려있는 모습.(사진=김재환 기자)

jej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