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최악 한파‧폭염 원인은 기후변화·제트기류 약화
작년 최악 한파‧폭염 원인은 기후변화·제트기류 약화
  • 동지훈 기자
  • 승인 2019.02.07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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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관계부처 협동 ‘2018년 이상기후 보고서’ 발간
(사진=기상청)
(사진=기상청)

역대 최악으로 평가됐던 지난해의 한파와 폭염이 기후변화와 제트기류 약화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기상청은 국무조정실 등 관계부처와 합동으로 ‘2018년 이상기후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7일 밝혔다.

제트기류는 지표면 약 8~11㎞ 위에서 부는 강한 바람의 중심을 뜻한다. 제트기류는 서쪽에서 동쪽으로 움직이며 찬 공기와 더운 공기를 섞어 지구 온도 평형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월23∼2월13일 전국 평균기온은 영하 4.8도였다. 1973년 관측 이래 두 번째로 낮은 기록이다.

한파가 절정이었던 지난해 1월27일엔 전남 영광 -15.2도, 군산 -15도, 산청 -14.6도의 기온분포를 보였다. 2월7일엔 고창 -15.6도, 진주 -14.3도 등을 기록하면서 지역 최저기온 최저치가 잇따라 바뀌었다.

겨울 한파에는 북극의 찬 공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조사됐다. 1월 말부터 우랄산맥과 베링해를 중심으로 기압능이 형성돼 유지되면서 북극의 공기가 한반도 쪽으로 유입됐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대륙 고기압까지 발달하면서 남서쪽으로 확장해 한국에 강한 한파가 닥쳤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반면 혹한이 지난 뒤에는 기록적인 폭염이 찾아왔다. 지난해 8월1일 강원 홍천의 일 최고기록은 41도를 기록해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같은 날 서울의 낮 기온은 39.6도로 종전 기록인 1994년 7월24일의 38.4도보다 1도 이상 상승한 수은주를 나타냈다. 1907년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후 111년 만에 가장 높은 기온이었다.

전국 평균 폭염일수는 31.4일로 평년 9.8일보다 3배가량 많았으며 1973년 이후 최다였다. 광주의 경우 7월12일부터 8월16일까지 무려 36일간 무더위가 지속됐다.

평년보다 여름 낮 기온이 오르고 폭염 일수가 길어진 것은 티벳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 열대 서태평양의 대류활동 강화 등 때문이었다.

이 때문에 평년에 비해 장마가 짧아진 것도 지난해 여름의 특징이었다.

2018년 장마는 6월19일 제주도에서 시작해 7월11일 중부지방 비를 마지막으로 종료됐다. 평년 장마 기간인 32일보다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1973년 이후 두 번째로 짧은 장마로 기록됐다.

이례적으로 빨리 끝난 장마가 더위를 식히지 못한 데다 강한 일사효과와 태풍의 북상으로 뜨거운 수증기가 한반도로 유입돼 동풍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폭염이 8월 중반까지 이어진 것이다.

한반도 남쪽에선 열대 서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게 유지된 특징을 나타냈다.

그 결과 필리핀해 부근에서 상승기류, 즉 대류 활동이 활발했다. 이 상승기류는 한국 남쪽 해상에서 하강기류로 바뀌면서 북태평양고기압이 북서쪽으로 크게 발달하는 데 기여했다.

이 밖에도 지난해 여름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대다수 국가에서 평년보다 높은 기온이 관측됐는데, 보고서는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와 제트기류의 약화를 원인으로 꼽았다.

김종석 기상청장은 “과거 경험하지 못한 기후 급변으로 사회경제적 피해가 증가한다”며 “이상기후의 원인과 영향을 자세히 파악해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jeeh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