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미 특별대표 “김정은이 플루토늄‧우랴늄폐기 약속”
비건 미 특별대표 “김정은이 플루토늄‧우랴늄폐기 약속”
  • 동지훈 기자
  • 승인 2019.02.01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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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괄적 신고’ 강조…비핵화 시 경제적‧인도적 지원 확약
스티븐 비건 특별대표가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연구센터 강연을 위해 이동하면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스티븐 비건 특별대표가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연구센터 강연을 위해 이동하면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10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4차 방북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플루토늄과 우라늄 농축시설의 폐기 및 파기를 약속했다는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의 발언이 나왔다.

비건 대표는 31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스탠퍼드 대학 월터 쇼렌스틴 아·태연구소가 주최한 북한 관련 강연 및 일문일답에서 이같이 밝혔다.

앞서 댄 코츠 국가정보국(DNI) 국장 등 미 정보당국 수장들이 북한 비핵화와 관련,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친 가운데 북한 최고지도자가 핵물질 생산 관련 시설을 폐기를 약속한 것이라 주목된다.

비건 대표는 “우리 쪽에서는 양측에 신뢰를 가져다줄 많은 행동을 실행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다음주 북측 카운터파트와의 실무협상에서 북한이 농축시설 등의 해체에 대한 대가로 어떠한 상응조치를 원하는지에 대해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건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다음주 초로 예정된 김혁철 전 스페인 북한대사와의 시리무회담을 앞두고 김 위원장의 약속을 환기하는 한편 북한의 추가 비핵화 실행조치를 더욱 확고히 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비건 대표는 최종적인 비핵화를 위해서는 대량살상무기(WMD) 및 미사일의 전체 범위를 파악할 수 있는 ‘포괄적 신고’가 필요하다는 입장도 명확히 했다.

그는 “비핵화 과정이 최종적으로 되기 전에 우리는 (북한의) 포괄적인 신고를 통해 북한의 WMD와 미사일 프로그램의 전체 범위에 대해 완전히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핵심 핵·미사일 시설들에 대한 전문가들의 접근 및 모니터링에 대해 북한과 합의에 도달해야 한다”며 “궁극적으로는 핵분열성 물질과 무기, 미사일, 발사대 및 다른 WMD 재고에 대한 제거 및 파괴를 담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북한과 외교적 과정에서 실패할 경우에 대비한 컨틴전지(비상계획)을 가질 필요가 있으며 이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발언과 관련, 로이터통신은 “2차 북미 정상회담 날짜와 장소가 정해졌고, 북한 문제에 있어 엄청난 진전을 이뤄내고 있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자평하는 상황에서 비건 대표가 북한을 화나게 할 수 있는 비핵화 관련 광범위한 목록을 펼쳐냈다”면서 “모든 핵·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신고를 요구하면서 외교적 과정이 실패할 경우 비상계획을 갖고 있다는 언급도 했다”고 보도했다.

비건 대표는 또 “북미 관계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한반도에 평화를 구축하기 위한 여건들을 마련하려면 이와 같은 구체적 사항들이 실무협상에서 다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실무협상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비핵화에 따른 경제적‧인도적 지원 의지를 밝혔다.

비건 대표는 “북한이 비핵화하기만 한다면 미국은 북한 및 다른 나라들과 함께 대북 투자를 동원하기 위한 최상의 방안을 탐색해 나갈 준비가 돼 있다”면서 “미국은 1차 정상회담에서 한 약속을 북한 측에 ‘동시 병행적으로’ 추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해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북한을 침공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은 북한의 체제 전복에는 관심이 없다”고도 언급했다.

비건 대표는 그러나 북한 비핵화가 완료되기 전에는 대북 제재완화가 없을 것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북한 비핵화와 주한미군 철수 논란에 대해선 “이런 트레이드오프(거래)를 제안하는 어떤 외교적 논의에도 관여하지 않는다”며 입장을 밝히고는 “그것은 전혀 논의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미 국무부는 오는 3일 비건 대표가 서울을 방문해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회담을 갖는다고 발표했다.

방한하는 비건 대표는 또 북측 카운터 파트와 후속 회담들을 갖고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북한의 비핵화’(FFVD)라는 목표를 진전시킬 후속 조치, 북미 정상이 지난해 6월12일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한 모든 약속에 대한 추가 진전을 이뤄내기 위한 조치들을 논의할 예정이다.

jeeh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