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금지돼있지 않으면 모든 것 다 할 수 있도록해야"
文대통령 "금지돼있지 않으면 모든 것 다 할 수 있도록해야"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9.01.30 17: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경제과학특보와 오찬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후 청와대에서 이제민 국민경제자문회의 신임 부의장(오른쪽), 이정동 경제과학특별보좌관과 오찬 간담회를 하기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후 청와대에서 이제민 국민경제자문회의 신임 부의장(오른쪽), 이정동 경제과학특별보좌관과 오찬 간담회를 하기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30일 청와대에서 이제민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과 이정동 경제과학특별보좌관과 오찬을 함께하며 우리 경제와 혁신 분야의 여러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이날 문 대통령은 혁신과 관련해 "금지돼 있지 않으면 모든 것을 다할 수 있도록 법령을 폭넓게 해석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감사원이 그 방향으로 가고 있으나 아직은 공직문화가 굳어져있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나라 성문법 체계와 관련이 있다. 법적인 근거가 없으면 과감한 행정을 펼 수가 없다"며 "감사원 문책이 두려우니 자기가 다쳐가면서까지 할 이유가 없는 것"이라고도 했다.

이 특보는 "중국은 벤처기업들이 정부의 힘으로 창업을 하고 성장을 한 뒤 실리콘밸리에 가서 큰돈을 번다"며 "한국의 인재들은 다들 대학에 몰려가서 논문 쓰는데 매달리는 데 반해 중국은 현장에서 물건을 만들고 돈을 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특보는 "현장의 공무원들이 민간을 자극할 수 있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현장 책임자가 도전하기 어려운 시스템"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 특보는 "미국 창업자의 나이는 평균 40대 중반이다. 실리콘밸리 활동하는 하이테크 창업자 평균 나이는 50대"라며 "경험이 풍부하고 시행착오가 온몸에 새겨진 사람들이 창업을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처럼 20대가 아니다"라며 정부가 '경력자 창업'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그 말이 마음에 든다"며 "우리가 시니어 창업이란 말을 써 뭔가 어색했는데 앞으로는 경력자 창업이라는 말을 써야겠다"고 말했다.

'실패'에 대해 문 대통령은 "김대중 대통령 시절 벤처기업을 처음으로 만든 사람들은 대부분 실패했다. 그러나 그걸 인수한 사람들은 성공을 했다"며 "창업자들이 8~9부 능선까지 올라갔다가 마지막 고비를 못 넘겼던 건데 인수자들이 앞 사람들의 실패를 교훈 삼아 성공률을 높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이 특보는 "실패를 해도 사회가 이를 뒷받침해줘야 한다"며 "뒷배가 튼튼해야 앞으로 나간다"고 답했다.

'정부와 재정'에 대해서는 이 부의장이 "우리 국민이 공공부문 확대에 대해 거부감이 크다. 그러니 공공부문 확대와 더불어 공공부문 개혁을 함께 가져가야 한다"며 "옛날처럼 사람 자르는 개혁이 아니라 일을 효율적으로 하겠다는 방향성을 결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 부의장은 "정부 출범 이후 2년 동안 재정을 긴축해온 측면이 있는데 올해는 확장적 재정운용이 필요하다"며 "공무원들은 재정건전성에 대한 고정관념이 너무 강하다"라며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재정확장의 필요성을 설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이 특보는 "재정확장을 개인 돈으로 보면 주머니를 키우는 건 케인즈식으로 하고 쓸 때는 슘페터식으로 혁신적으로 하는 게 좋다"고 밝혔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이 특보에게 "개인적으로 만난 적은 없지만 책을 통해서 잘 알고 있다"며 "대선 때 한참 바쁜데도 이 교수의 책을 읽었고, 이런저런 자리에서 말할 때 잘 써먹기도 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 이날 청와대 전(全) 직원에게 설을 맞아 '축적의 길'을 선물하기도 했다.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