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북·미, 2월4일께 판문점서 실무협상 개최할 듯
(종합) 북·미, 2월4일께 판문점서 실무협상 개최할 듯
  • 동지훈 기자
  • 승인 2019.01.30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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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회담 세부사항 조율 위한 고위급 회담 전망
“베트남 개최 유력”…제대 완화에는 입창 차이 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왼쪽)와 김혁철 전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 (사진=연합뉴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왼쪽)와 김혁철 전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 (사진=연합뉴스)

미국과 북한의 고위 관리가 다음달 말로 예정된 2차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한 세부사항을 도출하기 위해 다음달 4일께 판문점에서 회담을 가질 것이란 예측이 나왔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29일(현지시간) 이 사안을 잘 아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측은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북한 측은 김혁철 전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가 대표로 나서 실무협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김 전 대사는 지난 18일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함께 미국을 방문해 비건 특별대표와 ‘상견례’를 한 인물로 알려졌다.

두 번째 정상회담을 한 달가량 남겨두고 열리는 실무협상인 만큼 양국은 구체적인 회담 날짜와 장소, 의전 관련 사항과 관련한 논의를 진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함께 북한 비핵화와 미국 쪽 상응 조치의 이행계획과 같은 의제도 상당 부분 조율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무협상을 전후로 2차 북미 정상회담의 구체적인 장소와 일정이 발표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행정부가 베트남을 유력 후보지로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 매체는 한국 외교 소식통 등을 인용해 북한이 베트남에서의 개최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도 현재까지는 베트남 다낭과 하노이가 가장 유력한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정상회담 전 베트남을 국빈으로 방문한다면 수도인 하노이가 유력 후보지로 부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일각에선 이번 실무협상 자체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비건 대표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은 지난 19~21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2박3일간 ‘합숙협상’을 통해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한 데 따른 분석이다.

특히 1차 정상회담 당시 합의사항인 완전한 비핵화와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 평화체제 구축 등을 실현하기 위한 ‘플랜’에 대한 대화가 오갔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워싱턴타임스는 28일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 핵폐기를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유도하기 위해 특별 ‘경제 패키지’를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하며 ‘에스크로 계정’을 거론하기도 했다.

에스크로 계정은 은행 등 제3자에게 대금을 예치하지 않고 일정 조건이 충족된 경우 상대방에게 교부할 것을 약속하고 인출할 수 있도록 한 계정이다.

그러나 정상회담 개최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서 비핵화와 제재완화를 둘러싼 양측 입장의 간극을 얼마나 좁힐지는 불투명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가정보원은 북미 양측이 2차 정상회담 공동선언문 문안 조정 등을 위해 후속 협의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구체적인 내용과 관련해 조율할 부분이 상당 부분 남아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특히 대북 제재완화와 관련한 양국의 입장 차이는 아직까지 큰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이행된 것으로 알려진 북한의 비핵화 조치는 동창리 미사일발사장 폐쇄와 영변 핵시설 폐기 정도다.

북한은 이를 바탕으로 미국에 제재완화 등을 요구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미국 측은 인도적 지원과 연락사무소 개설 등을 제외한 다른 제재완화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입장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북한이 미국 본토를 직접 공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폐기 카드를 고려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지만, 대미 압박용 최후의 무기를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동시에 나온다.

이와 관련해 댄 코츠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지난 29일 상원 정보위 청문회에 출석해 “북한이 대량살상무기(WMD) 역량을 아직 유지하고 있다”며 “WMD 비축량과 운반 시스템, 생산 역량 전부를 포기할 것 같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이어 “북한의 지도자들은 궁극적으로 핵무기를 정권 생존을 위해 대단히 중요한 수단으로 여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미 당국은 비건 대표의 카운터파트가 최선희 부상이 아닌 김혁철 전 대사로 정해진 것과 관련해 협상에 미칠 영향을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jeeh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