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노동자 “무거운 물품박스 들다가 ‘골병’…대책마련 시급” 
마트노동자 “무거운 물품박스 들다가 ‘골병’…대책마련 시급” 
  • 김소연 기자
  • 승인 2019.01.30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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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산업노조, 전국 주요 대형마트 노동자 1만100여명 설문
노동자 40% “과중한 육체노동 개선 위해 물품중량 제한해야”
(사진=마트산업노조)
(사진=마트산업노조)

“휴식시간이 부족하고 휴게실도 협소해 물건 운반 수레에 앉아 쉬고 있다. 제때 화장실에 가기도 힘들다. 랩질과 칼질을 수도 없이 반복하며 기계처럼 상품을 포장하고 꽁꽁 얼린 20kg가 넘는 동태를 깨는 작업을 하다 발가락이 부러지기도 하고 인력 부족으로 보건휴가는 쓸 엄두도 못낸다.” 

마트노동자들이 ‘골병’으로 불리는 여성노동자들의 근골격계 질환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져줄 것을 촉구했다. 해결안으로 박스 중량제한과 소포장 전환 등의 대책과 더불어 휴게공간 확충, 의무휴업 확대해 줄 것을 주장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조는 29일 오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마트 여성 노동자의 노동실태와 쉴 권리 찾기 토론회를 열고 이같이 호소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지난해 10월 전국 주요 대형마트 노동자 1만136명을 대상으로 한 온·오프라인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 조사 결과 과중한 육체노동을 개선하기 위해 물품박스 중량 제한과 앉아서 일할 권리 보장이 가장 시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마트노동자들은 유통업 대형마트의 과중한 육체노동 개선을 위해 필요한 조치에 대해서 '입고 물품의 박스 중량 제한'(39.3%)을 가장 많이 꼽았고 앉아서 일할 권리 보장(27.5%), 적정 높이로 진열대 교체(14.4%), 계산대 등 한쪽으로 일하는 작업대 설치(10.0%) 등이라고 답했다.

마트노동자들은 쉴 권리 보장을 위해 의무휴업 확대(32.6%), 적정인원 충원(25.0%), 휴게시간 보장·확대(21.8%), 충분한 휴게 공간 확충·휴게시설 개선(19.9%) 등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특히 의무휴업 확대는 고용불안과 노동조건 등이 열악한 비직영점 노동자(39.5%)와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37.9%) 사이에서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마트 노동자들이 업무 현장에서 근골격계 질환에 시달리는데도 그 실태가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윤근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소장은 “국내 근골격계질환자는 전체 업무상 질환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해 안전 보건상 가장 중요한 문제로 꼽힌다"며 “선진국과 비교할 때 저평가되고 있어 향후 더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특히 마트노동자 같은 비정형화한 작업자들이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이나 그 실태는 거의 파악되지 않았다”며 "문제를 해결하려면 정확한 실태를 파악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아일보] 김소연 기자

jjh@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