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교통사고 심각…"나이별 세분화 대책 필요"
노인 교통사고 심각…"나이별 세분화 대책 필요"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9.01.30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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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연구팀, 교통사고 35만7천건 분석 발표

우리나라의 고령자 교통사고가 매년 꾸준히 증가해 전체 교통사고의 1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심각한 수준의 노인 교통사고를 줄이려면 노인의 기준을 나이별로 세분화해 안전 대책을 마련하는 게 효율적이라는 분석이 제기돼 주목된다.

카이스트(KAIST) 건설 및 환경공학과 연구팀(윤윤진·노유나·김민재)은 2008~2015년 서울에서 발생한 35만7679건의 경찰청 교통사고 데이터를 토대로 고령 인구의 교통사고 위험도를 머신러닝 기법으로 분석한 결과를 30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사고 피해자를 연령에 따라 △청년 그룹(14~24세) △중년 그룹(25~64세) △저고령 그룹(65∼75세) △고고령 그룹(75세 이상) 등으로 나눠 분석을 진행했다.

그 결과 65세 이상 노인 차량 탑승자는 조수석과 뒷좌석에 탔을 때 중년 그룹에 비해 심각한 부상을 입을 확률이 높았다. 구체적인 확률로는 각각 2.03배, 2.23배에 달했다.

또 안전벨트 미착용에 따른 심각한 부상의 위험도 고령 탑승자가 중년 탑승자보다 1.96배 더 높았다. 특히 고고령 그룹(1.69배)은 저고령 그룹(1.16배) 보다 위험도가 높았다.

노인들은 거리를 걷는 중에도 교통사고 위험이 상대적으로 컸다. 사고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는 트럭, 음주운전, 육교 부근 무단횡단 등이 꼽혔다.

고고령 그룹의 경우엔 내리막길도 위험했다. 고고령 그룹의 내리막길을 걸을 때의 심각한 부상 위험은 중년 그룹보다 23배나 높았다.

연구를 이끈 윤윤진 교수는 "한국은 급격한 고령화가 진행되는 만큼 교통사고 위험을 단순 노인 기준에서 벗어나 고고령과 저고령으로 이분화해야 한다"면서 "이를 통해 교통안전을 개별 사건 사고로 인지하는 시각에서 벗어나, 공공 보건의 한 분야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교통사고예방'(Traffic Injury Prevention), 플로스원(Plos-one)에 잇따라 발표됐다.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