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경사노위' 참여 또 무산…격론 끝에 산회
민주노총, '경사노위' 참여 또 무산…격론 끝에 산회
  • 박고은 기자
  • 승인 2019.01.29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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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정기 대의원대회 개최…4개 수정안 모두 부결
김명환, 원안 표결 안한채 "새로운 사업계획 수립"
28일 오후 서울 강서구 KBS 아레나홀에서 열린 민주노총 정기 대의원대회에서 대의원들이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참여에 반대하는 수정안에 대해 표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8일 오후 서울 강서구 KBS 아레나홀에서 열린 민주노총 정기 대의원대회에서 대의원들이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참여에 반대하는 수정안에 대해 표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사회적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참여 여부를 또 다시 결정하지 못했다.

민주노총은 28일 서울 강서구 KBS 아레나홀에서 정기 대의원대회를 열어 집행부가 제출한 경사노위 참여 원안과 3가지 수정안을 논의했다.

경사노위 참여 원안을 비롯해 조건부 참여, 조건부 불참, 무조건 불참 등 총 4개 안을 놓고 각각 대의원들의 표결에 들어갔다.

우선 김현옥 대의원 등 138명이 낸 '무조건 불참' 수정안은 9시 13분 표결에 들어가 재석인원 958명 중 331명이 찬성해 부결됐다.

이 수정안은 '경사노위 불참을 결정하고 최저임금 개악 철회, 탄력근로제 확대 저지 등을 위해 대정부 투쟁에 나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어 금속노조 소속 황우찬 대의원 등이 발의한 '조건부 불참' 수정안은 9시 40분 표결에 들어가 재석인원 936명 중 362명이 찬성해 부결됐다. 

이 수정안은 '탄력근로제 개악 철회, 최저임금제도 개악 철회, 노조법 개악 철회 및 ILO 핵심협약 정부비준, 노정교섭 정례화 요구를 받아들이는 결단과 신뢰조치가 선행되지 않는 한 경사노위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후 산별노조 대표자 8인이 낸 '조건부 참여'도 재석인원 912명 중 402명이 찬성해 부결됐다.

이 안은 '경사노위에 참여하되 정부가 탄력근로제와 최저임금제 협약비준 관련 노동법을 개약해 국회 강행 처리시 경사노위를 즉시 탈퇴하고 문재인 정부에 맞서 즉각 총파업 투쟁에 돌입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마지막으로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제시한 경사노위 참여 안건인 원안은 격론 끝에 표결에 부쳐지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질서 있는 토론 과정에서 경사노위 참여에 대한 대의원의 의지는 확인했으나 아쉽게도 결정하지 못했다"며 "새로운 사업계획 수립으로 반영해가겠다"고 밝혔다.

결국 김 위원장은 원안을 놓고 더 이상 토론을 진행하지 않고 올해 사업계획과 예산, 이후 방안 등을 재구성해 제출하기로 하면서 산회를 선언했다.

이번 결정으로 김 위원장을 비롯한 민주노총 지도부의 리더십에도 타격을 입었다. 김 위원장은 사회적 대화기구에 대한 참여를 호소했음에도 대의원의 마음을 결국 돌리지 못했다.

일부 대의원은 김 위원장에게 대놓고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특히 '이런 X판은 처음 본다', '참담한 현실'이라는 발언까지 나오기도 했다.

gooeun_p@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