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인공강우 실험 실패…정부 “기술 축적 계기 마련”
첫 인공강우 실험 실패…정부 “기술 축적 계기 마련”
  • 동지훈 기자
  • 승인 2019.01.28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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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환경부, 중간결과 발표…“유의미한 강우 없어”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시점 포함해 14차례 추가 실험
지난 25일 경기 남서부 인근 서해 항공에서 기상항공기가 인공강우 실험을 위해 비행하는 모습. (사진=기상청)
지난 25일 경기 남서부 인근 서해 항공에서 기상항공기가 인공강우 실험을 위해 비행하는 모습. (사진=기상청)

미세먼지 저감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기상청과 환경부가 합동으로 진행한 첫 번째 인공강우 실험이 실패로 돌아갔다.

기상청 국립기상과학원과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은 지난 25일 전남 영광군 북서쪽 110㎞(전북 군산 남서쪽) 바다 위에서 기상항공기를 이용한 인공강우 실험 중간결과를 28일 발표했다.

인공강우는 구름 중에 구름씨앗(빙결핵)이 될 가능성이 있는 화학물질을 인위적으로 대기 중에 살포해 비를 내리게 하는 방법이다.

1940년대 미국에서 실험이 시작됐으며 우리나라는 지난 1995년부터 연구에 착수했다. 주로 강우량을 늘려 가뭄을 해소하기 위한 대안으로 연구가 진행됐다. 미세먼지와 저감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실험인 이번이 처음이다.

실험 결과 구름 내부에서 강수 입자의 크기가 증가한 것은 확인됐지만, 유의미한 인공강우는 발견할 수 없었다.

비가 내리지 않아 대기 중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저감 효과 또한 확인할 수 없었다.

다만, 실험이 진행된 영광지역에서는 몇 분 동안 약한 안개비가 관측되기도 했다.

기상청은 "안개비가 인공강우 실험에 따른 것인지 단순히 기존 날씨의 영향인지는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며 "주변 해상에서 목격된 비를 포함한 구름을 정밀 분석 중"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실험 결과와 상관없이 인공강우 실용화를 앞당기기 위한 기술 축적의 계기가 됐으며, 인공강우를 활용한 미세먼지 저감 영향 연구에 첫발을 내디뎠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를 내놨다.

김종석 기상청장은 "실험의 성패를 떠나 또 하나의 인공강우 기술을 축적했다"며 "이를 바탕으로 인공강우를 상용화할 수 있는 날을 앞당기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기상청과 환경부는 실험 내용 분석을 거쳐 다음달 말 최종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후 올해 안에 15회에 걸친 인공강우 실험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두 기관은 아직 미세먼지와 연관된 실험 횟수는 결정하지 않았지만, 고농도 미세먼지가 예측될 때 추가 실험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정부는 내년까지 다양한 기상환경에 대한 인공강우 수치예측체계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오는 2022년까지 항공기 등 관측장비를 활용한 구름 입체관측‧분석기술을 개발하고, 인공강우 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구름 물리 실험 챔버’를 구축해 2024년까지 인공강우를 실용화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jeeh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