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밥 두 공기도 안 먹는 한국인…연간 쌀 소비량 61㎏
하루 밥 두 공기도 안 먹는 한국인…연간 쌀 소비량 61㎏
  • 박성은 기자
  • 승인 2019.01.28 11: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통계청 ‘2018 양곡소비량 조사’…30년 전과 비교 ‘반토막’
1인당 하루 쌀 소비량 167.1g…매년 역대 최저치 경신 중
한국인 1인당 연평균 쌀 소비량 추이. (출처=통계청, 그래프=박성은 기자)
한국인 1인당 연평균 쌀 소비량 추이. (출처=통계청, 그래프=박성은 기자)

서울에 거주하는 30대 초반 직장인 A씨는 아침밥을 거른 지 꽤 오래됐다. 아침 출근 때 주로 회사 근처 커피숍에서 아메리카노 한 잔과 함께 베이글 등 빵으로 때운다. 바쁜 출근 준비 시간에 아침밥을 챙기는 게 번거롭기도 하고 빵이 밥보다 먹기 편하기 때문이다. 점심식사는 직장동료들과 함께 하는데 주 메뉴는 돈가스나 샌드위치, 면류와 같은 분식 등을 선호한다. 주에 한 번 정도 백반을 먹기도 하는데 밥은 보통 1/3가량 남기는 편이다. 저녁에는 지인들과 식사 모임이 없을 경우 다이어트를 위해 집에서 온라인으로 주문한 닭가슴살 간편식이나 고구마, 샐러드 위주의 식단을 차린다.

‘밥을 먹지 않는’ 직장인 A씨의 일상은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오히려 하루 세 끼 꼬박 밥을 챙겨먹는 이를 찾는 게 어려운 요즘이다.

이처럼 쌀을 주식으로 하는 우리나라이지만 쌀 소비량은 점점 줄고 있다. 30여 년 전인 1988년 기준 연평균 국민 한 명당 먹는 쌀 소비량은 122.2㎏이었다. 80㎏ 쌀 한 가마 반이 넘었다. 그러나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8 양곡소비량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 1인당 연평균 쌀 소비는 61.0㎏으로 30년 전과 비교해 반 토막 수준에 불과하다. 한국인이 1년에 쌀 한가마도 먹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1인당 하루 쌀 소비량으로 환산하면 167.1g이다. 식당에서 나오는 밥 한 공기 양이 보통 90g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하루에 먹는 밥 양은 두 공기도 안 된다.

한국인의 쌀 소비량은 매년 최저치를 경신 중이다. 최근 10년간 양곡 추이를 살펴보면 2009년 연평균 74.0㎏에서 2012년 69.8㎏를 기록해 처음으로 60㎏대에 진입했고 2015년 62.9㎏으로 3년 사이에 7㎏ 가까이 급격하게 감소했다. 다만 2015년 이후 2016년 61.9㎏, 2017년 61.8㎏, 2018년 61.0㎏ 등 쌀 소비 감소 폭은 이전보다 완화된 측면은 있다.

이에 대해 농림축산식품부 식량산업과 관계자는 “감소 폭을 살펴보면 2009~2012년까지 매년 2% 내외에서 2013~2015년 3%대로 급격히 증가하다가 2016~2018년 최근 3년간 1% 수준으로 다소 완화됐다”며 감소 폭이 줄어든 이유에 대해 “국내 1인가구 비중이 커지면서 지난 2017년 통계조사부터 그간 제외됐던 1인가구를 조사대상에 포함하기 시작했고, 국·찌개를 비롯한 가정간편식 소비 경향과 함께 쌀 소비촉진 정책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2016년부터 쌀 소비량 감소 추세가 정체기에 접어들었다는 견해가 있지만 통계 조사방식 변경 영향과 인구구조, 식품소비 행태 변화 추이 등을 감안하면 향후 2~3년 정도 쌀 소비량 변화 추이를 더욱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게 농식품부의 설명이다.

한편 농식품부는 쌀 소비촉진 차원에서 가정간편식 등 최근 식품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쌀 가공식품 개발을 지원하고, 어린이 대상으로 쌀 중심의 건강한 식습관 형성, 쌀의 대국민 긍정적 인식 확산과 같은 교육·홍보를 지속할 방침이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