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성장 둔화 전망 확산…전세계 중앙은행 금리인상 속도조절
글로벌 경제성장 둔화 전망 확산…전세계 중앙은행 금리인상 속도조절
  • 이혜현 기자
  • 승인 2019.01.27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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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ECB·日銀 등 선진국 관망 기조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올해부터 글로벌 경기가 본격적으로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하자 전 세계 주요 중앙은행들이 경제성장 전망치를 하향조정하고 기준 금리인상 속도를 조정하고 있다. 

미국 경기 호조를 바탕으로 기준금리 인상 선봉에 섰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이미 올해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신호를 보냈고 다른 선진국과 신흥국 중앙은행들은 더 분명하게 긴축 기조에서 한걸음 물러섰다.

지난해 12월 연준은 연간 4번째로 연방기금 금리를 올리면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의 금리 예상을 정리한 점도표(dot plot)를 통해 올해 인상 횟수를 기존(3차례)보다 적은 2차례로 제시했다.

이후 올해 글로벌 경기에 대한 급격히 확산하고 시장이 극심한 불안감을 보이며 동요하자 수장들이 직접 입을 열어 상황을 지켜보며 통화정책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시장의 관측도 급격하게 바뀌었다. 올해 연준의 금리 인상 횟수를 4차례로 전망했던 미국 대형 투자은행 JP모건의 예상치는 2차례로 대폭 하향 조정됐다.

미국보다 경기 둔화세가 더 뚜렷하거나 전망이 어두운 지역의 중앙은행에서는 좀 더 직접적인 신호가 나왔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해로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중단했지만 제로 금리는 최소한 올해 여름까지는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ECB가 기준금리를 동결한 지난 24일 마리오 드라기 총재는 유로존 경제성장 전망에 하방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면서 브렉시트를 포함해 경제적 불확실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JP모건은 ECB의 첫 금리 인상 시기 전망을 9월에서 12월로 늦추면서 내년 금리 인상 횟수를 기존의 3번이 아닌 2번으로 낮춰 예상했다.

일본은행은 지난 23일 기준금리를 마이너스(-) 0.1%, 국채 10년물 금리를 0%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했을 뿐 아니라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을 기존 1.4%에서 0.9%로, 2020년도는 1.5%에서 1.4%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2017년 7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1년 3개월 만에 5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했던 캐나다 중앙은행의 태도는 180도 돌변했다. 이달 10일에도 기준금리는 1.75%로 동결됐다.

스위스 중앙은행의 기준금리인 요구불 예금금리는 -0.75%로, 주요국 중앙은행 중 가장 낮다.

선진국들의 속도 조절에 신흥국 중앙은행들은 숨 고를 시간을 벌었다.

지난해 연준 금리 인상 기조에 극심한 통화 불안을 겪었던 신흥국들의 상황이 급변한 셈이다.

터키, 인도네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중앙은행들은 지난 16∼17일 나란히 기준금리를 동결했으며 나이지리아도 22일 같은 결정을 내렸다.

한국은행은 지난 24일 기준금리를 1.75%로 동결했고 말레이시아 중앙은행도 같은 날 금리를 3.25%에 묶어 뒀다.

hyun1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