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코레일 우선순위서 밀린 '승객 안전'
[기자수첩] 코레일 우선순위서 밀린 '승객 안전'
  • 황보준엽 기자
  • 승인 2019.01.25 06: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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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철도공사 '코레일'의 남 탓하기식 변명은 얼마나 더 많은 사고가 발생한 후에야 끝이 날까?

최근 몇 년 열차 승강장에서는 크고 작은 사고들이 발생했다. 승객이 열차에 치여 발목이 절단되거나 허리가 부러지거나 목숨을 잃은 경우도 있었다.

사고가 일어난 후에는 항상 열차 승강장 스크린도어 설치 필요성을 지적하는 목소리와 함께 부실한 안전관리 실태가 도마 위에 올랐다.

기술적·비용적 문제로 당장 스크린도어를 설치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사람을 통한 안전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비판이 이어졌지만 코레일은 매번 '인력 부족'을 핑계 삼았다.

지금은 어떨까? 조금이라도 달라진 게 있을까?

기자가 최근 확인한 기차역 승강장은 예나 지금이나 전혀 달라진 것이 없다. 승객들이 열차 진입 중 노란색 안전선을 넘나들며 이동했지만 제지하는 인원은 없었고, 현장에서는 여전히 인력 부족을 탓하고 있었다.

지금 당장 사고가 발생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허점 투성이인 승강장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상태로 방치되고 있었다.

"일자리 창출에 앞장 선다"며 큰 소리 치는 코레일의 일자리는 대체 어디서 늘어나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안전과 직결된 현장은 인력 부족에 허덕이고 있는데, '일자리 창출 앞장'이라는 말은 참 와닿지 않는다.

기자가 생각하는 원인은 하나다. '승객 안전'이 코레일의 우선순위에서 밀린거다. 그것이 정권 눈치보기든 수익성이든 뭐가 됐든, 지금의 열차 승강장은 승객 안전을 최우선에 뒀다고 할 수 없다.

물론, 이 문제를 코레일 혼자만의 책임으로 몰아세우려는 것은 아니다. 코레일 입장에서는 "철도 정책을 관장하는 국토부를 우선 탓하라"고 말하고 싶을 지도 모른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런 저런 사정에 푸념만 하고 있기에 지금의 승강장은 너무 위험하다.

정인수 코레일 사장대행은 신년사를 통해 "고객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철도 안전 관리체계를 근본적으로 혁신하고, 국민의 신뢰를 되찾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코레일은 여전히 '신뢰'를 어디서 잃어버렸는지 조차 알지 못한다.

지금 우리나라 철도는 말로만 '안전 혁신'을 외치는 윗분들이 아니라 승강장에서 승객 안전을 직접 챙기는 안내원 1명이 훨씬 더 절실하다.

hbjy@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