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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안전 파헤치기] 승무원, 만성적 인력 부족…"사고 나면 어떻게 감당"
[철도안전 파헤치기] 승무원, 만성적 인력 부족…"사고 나면 어떻게 감당"
  • 김재환 기자
  • 승인 2019.01.24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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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일로 증원 못해"
지난 19일 서울시 용산구 KTX 서울역에서 전국철도노동조합 코레일관광지부 조합원들이 코레일의 KTX 승무원 직접 고용을 요구하고 있다.(사진=천동환 기자)
지난 19일 서울시 용산구 KTX 서울역에서 전국철도노동조합 코레일관광지부 조합원들이 코레일의 KTX 승무원 직접 고용을 요구하고 있다.(사진=천동환 기자)

대한민국은 바야흐로 철도전성시대에 있다. 전국 주요 도시를 고속열차가 누비며 1일 생활권으로 묶은 것은 이미 옛일이고, 그 속도를 높여 반나절 생활권을 향해 가고 있다. 현재 정부는 갈라진 한민족을 다시 이어붙일 남북철도사업을 재개하는 것은 물론, 아시아를 지나 유럽까지 뻗어나갈 한국 철도의 미래를 구상 중이다. 다만, 이 모든 철도의 미래는 '안전'이라는 필수조건을 전제로 한다. 한국 철도는 과연 정상적인 미래로 나아갈 수 있을 만큼 안전한가? 그렇지 않다면 어떤 부분을 뜯어 고쳐야 하는가?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 철도운행 현장의 사소한 문제에서부터 정책적 대안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 철도의 구석구석을 촘촘히 들여다봤다.<편집자주>

KTX와 새마을호, 무궁화호 열차에서 유사시 승객 안전을 책임지는 승무원들은 만성적인 인력부족을 호소했다. 안전사고 관련 대처는 차치하더라도 일상적인 업무조차 소화하기 힘들 정도의 인원으로 승무업무가 돌아가고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국토부 관계자는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일 때문에 인력을 증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최근 KTX와 새마을, 무궁화호 열차에서 만난 승무원들은 "사고에 대응하기 위한 인력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업무도 수행하기 어려울 때가 잦다"며 인력 부족 문제를 털어놨다. 

통상 8량 열차 기준 1명의 승무원이 배치되는데, 총 20량인 KTX의 경우 약 900여명의 승객과 열차 팀장 1명, 승무원 2명이 탑승하게 된다. 

지난 15일 만난 열차 팀장 A씨는 "강릉선 KTX 탈선사고 당시 매뉴얼에 맞게 승객들을 안내해야 할 역할을 군인 등 일반 시민들이 하고 있었다"며 "심지어 승무원들은 코레일 자회사 소속이기 때문에 사고가 나도 승객들에게 기다려달라는 말밖에 못하도록 돼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실제, 강릉선 탈선 당시 1호차에 타고 있던 열차 팀장은 대피명령을 내렸고 3호차에 타고 있던 승무원은 승객들에게 기다리라는 상이한 안내를 한 바 있다.

철도안전법에 따라 코레일관광개발 소속인 승무원의 경우 검표와 승객 서비스 업무 외에 코레일 소속 열차 팀장의 지시 없이 안전업무를 수행할 수 없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KTX 승무원 B씨는 "정부가 철도 공공성을 주장하기 위해서는 유사시에 안전업무를 수행하는 승무원들을 코레일이 직접 고용하도록 해야 한다"며 "승객들에게 기다리라는 말밖에 못하도록 방치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코레일이 직고용해야 안전합니다'라고 적힌 배지를 착용하고 있었다.

정작 정부는 승무원 증원에 부정적이다. 코레일의 인력 운영 방식에 문제가 있다며 철도운영기관으로 책임을 돌렸다.

국토부 철도안전정책과 관계자는 "언제 벌어질 지도 모르는 사고에 대비해 인력을 늘려줄 수 없다"며 "필요한 인력은 주관적인 것인데, 우리는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있고 그 인력을 운영기관에서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열차 몇 량에 몇 명의 인원이 있어야 적절한지, 인원 증원으로 어느 정도의 안전 제고 효과가 있는 것인지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있어야 예산을 내줄 수 있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해 승무원들은 현장 상황을 전혀 알지 못하는 정부 관계자들이 무책임한 정책을 펴고 있다고 지적했다.

KTX 승무원 C씨는 "정부가 승무원 인력이 충분하다고 말하는 것은 정말 현장을 모르고 하는 소리"라며 "특정 승객에 대한 응대가 길어질 경우에는 일반적인 검표업무조차 수행하기 어려운 실정에서 사고가 나면 승객들을 감당할 방법이 없다"고 주장했다.

한 KTX 승무원이 '코레일이 직고용해야 안전합니다'라고 적힌 배지(빨간 점선 안)를 달고 있다.(사진=김재환 기자)
한 KTX 승무원이 '코레일이 직고용해야 안전합니다'라고 적힌 배지(빨간 점선 안)를 달고 있다.(사진=김재환 기자)

[신아일보] 김재환 기자

jeje@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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