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연간 석유제품 수출량 '사상 최대'
정유업계, 연간 석유제품 수출량 '사상 최대'
  • 백승룡 기자
  • 승인 2019.01.23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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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물량 4억9399만 배럴…수출액은 399억6000만 달러
중국·대만 등에서 IMO 규제 선제대응…선박용경유 수출↑

정유업계가 지난해 수출한 석유제품 물량이 연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23일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SK에너지와 GS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사가 2018년에 수출한 석유제품은 전년대비 4.6% 증가한 4억9399만 배럴을 기록했다. 이는 63빌딩을 206번, 상암월드컵 구장을 33번 채울 수 있는 규모다.

정유업계가 연간 수출하는 석유제품 물량은 지난 2013년 이후 5년 연속 증가해 최대치를 경신했다.

지난해 석유제품 수출액은 399억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국제유가 및 제품수출단가 상승에 힘입어 전년대비 33% 증가했다.

이 같은 수출액 증가로 인해 석유제품은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18년 국가 주요 13대 수출품목 순위에서 반도체와 일반기계, 석유화학에 이어 4위에 올랐다. 2017년 6위에 비해 1년 사이 2계단 상승했다.

국내 정유사는 지난 2015년 이후 저유가 상황에서도 꾸준히 수출 물량을 확대해 위기를 극복해 왔다. 현재 원유수입액 가운데 55% 이상을 석유제품 정제 후 수출, 수익창출을 이뤄내고 있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우리나라가 가장 많이 수출한 국가는 중국으로, 전체 수출량 가운데 22%를 차지하는 1억790만 배럴을 수출했다. 그 뒤를 이어 대만(12%), 일본(11%), 호주(9%), 싱가폴(9%) 등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만은 2017년 당시 5위에서 지난해 2위로 껑충 뛰었다. 대만으로 수출하는 경유 수출이 55% 급증했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해 2월 대만 국영 정유사 CPC가 디젤생산시설 화재를 입어 경유생산에 차질이 생긴데다가 복구기간도 오래 걸려 경유 수입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또, 대만 정부가 선박연료유 황함량 규제(IMO 2020)를 선제적으로 시행하기 위해 올해부터 대만항에 입항하는 모든 외국적 선박에 대해 황함량 규제(0.5%)를 적용함에 따라 선박용 경유 수요가 증가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수출제품별로 살펴보면 경유 수출물량이 1억8505만 배럴을 기록, 전체 석유제품 가운데 38%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항공유(19%), 휘발유(17%), 나프타(9%), 벙커C유(5%) 순으로 고부가가치 경질제품 위주로 수출했다. 

이 중에서 선박연료유인 벙커C유 수출물량은 전년대비 60%증가해 아스팔트를 제치고 다섯번째로 많이 수출하는 석유제품으로 올라섰다. 벙커C유는 대부분 중국으로 수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또한 중국 정부가 IMO규제를 선제 대응하기 위해 오염물질 배출통제해역(ECA)을 올해부터 전체 연안으로 확장하기로 결정하면서 선박연료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말 국제유가와 휘발유 마진이 급락해 수출여건이 악화되었지만, 글로벌 경유·벙커C유 수요 확대로 수출 증가세를 유지할 수 있었다"며 "올해는 세계 경제성장률 하락, 중국과 베트남 등지의 정제설비 증설로 인한 석유제품 공급증가,  수출단가 약세 등의 영향으로 수출환경은 여전히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나 내년에 시행될 선박연료유 황함량 규제를 적극 활용해 고부가가치 제품 수출확대 등 수출 체질을 개선하여 위기를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품목 수출액 및 순위 현황.(자료=산업통상자원부)
주요품목 수출액 및 순위 현황.(자료=산업통상자원부)

[신아일보] 백승룡 기자

sowleic@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