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걱정 말아요 그대! 그 두 번째 이야기
[독자투고] 걱정 말아요 그대! 그 두 번째 이야기
  • 신아일보
  • 승인 2019.01.23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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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형철 동두천시 불현동 행정복지센터 주무관
동두천시 불현동 행정복지센터 변형철 주무관
변형철 동두천시 불현동 행정복지센터 주무관

필자는 2016년 6월 ‘걱정 말아요 그대!’라는 제목으로 기고문을 작성했다. 기고문의 제목은 유명 가수의 노래이기도 했지만, 각자의 위치에서 주어진 하루를 열심히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따뜻한 위로의 한 마디를 전하고 싶은 나의 마음이 가장 잘 전달될 수 있는 문장이 무엇일까를 한참동안 고심하여 내린 결정이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기고문을 작성한 며칠 후 필자의 근무지가 동두천시 사회복지과에서 불현동 행정복지센터로 바뀌었다. 사람들에게 ‘걱정 말아요’라고 말했던 것이 무색하게 새로운 업무와 낯선 환경으로 인해 한동안 걱정이 가득 차올랐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동두천시는 보건복지부 읍면동 복지허브화 추진정책에 따라 2016년 7월 불현동 주민센터를 행정복지센터로 명칭을 변경하고, 복지 기능을 대폭 강화했다. 당시 동 복지허브화는 필자에게 낯선 용어였고, 갑작스러운 인사발령과 누구도 해보지 않은 업무를 추진해야 하는 상황으로 인해 하루를 고민으로 시작하여 걱정으로 마무리했음을 이제야 고백한다.

그러던 어느 날 불안과 걱정이 사라지고 마음의 평화가 찾아온 계기가 생겼는데, 지금 생각해도 근심이 가득했던 당시 지인께서 필자에게 건넨 쪽지는 이 세상 어떤 보물보다 더 소중하고 따뜻했다. 그 쪽지에는 ‘사회복지 일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도와주고, 그것에 감사할 네가 참 부럽고 멋지다, 너로 인해 어쩌면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했던 사람들이 어려움을 이겨내고, 지금 우리와 함께 숨 쉬고 있다는 것을 생각해봤니? 힘내!’ 라는 응원의 말이 적혀 있었다. 쪽지 하나가 마음속의 걱정을 모두 해소해 준 것이다.

이를 계기로 매일 아침마다 주어진 하루를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가자고 다짐하며, 업무를 시작하고 있다. 물론 아직도 사회복지 업무를 추진하며, 평생 한 번도 본 적 없는 사람들의 가정에 수시로 방문하여, 건강상태를 시작으로 가족상황, 소득, 재산 등의 개인의 사생활을 세세하게 물어보는 것이 힘겹지만, 최대한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주민들의 이야기에 공감하며 걱정을 덜어드리기 위해 노력중이다.

사회복지 환경변화와 관련해서 한 가지 다행스러운 것은 2년 5개월 전 동 복지허브화를 시작할 때와 비교해서, 지금은 복지사각지대 주민들이 활발하게 발굴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 배경에는 사회보장정보시스템의 고도화와 행정복지센터 담당공무원들의 전문성 향상, 통․반장과 지역사회보장협의체로 구성된 인적안전망 등 동 단위 복지전달체계가 구축되었기에 가능했다 생각하고, 그 일련의 과정에 내 자신이 조금이나마 일조했다는 것에 보람과 긍지를 느낀다.

어느덧 공직에 임용된 지 약 7년의 시간이 지났고, 그동안 셀 수 없는 사람들의 걱정과 한숨 그리고 눈물을 보며, 마음이 찡했던 순간이 많았다. 오늘도 복지사각지대 발굴시스템으로 의뢰된 가정을 방문하여 상담을 종료한 후 행정복지센터로 복귀하던 중에 문득 상담을 위해 만났던 분들에게 ‘걱정 마세요’라는 말을 한 번도 이야기한 적이 없다는 것에 반성하고 새로운 다짐을 했다.

이제부터라도 업무로 만나거나 세상을 살아가며 필자에게 자신의 고민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에게 “걱정 말아요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도록 제가 도와 드릴게요!”라는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아울러 지금 이 순간에도 혼자 고민하며 슬퍼하고 있을 우리나라 모든 사람들이 고개를 돌려 주위를 바라보았으면 한다. 분명 걱정을 덜어주고 진심어린 따뜻한 말을 해줄 사람이 생각보다 가까이 있을 것이다. 걱정 말아요 그대!

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