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결제방식인 제로페이가 좋은 취지와 사회적 장점에도 불구하고 여기저기서 부당하고 과도한 비판에 시달리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할 수 있는 결제수단이 하나 더 늘어날 뿐 아니라 소득공제 혜택도 확대 적용되면서 중소상공인·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된다. 수수료가 0원인 제로페이가 확산된다면, 작년 말의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대폭 인하 및 상가임차인 보호 기간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 등의 조치와 함께 중소상공인들에게 매우 의미 있는 수익증대 조치가 될 것이 분명하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어려움을 겪는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 입장에서도 최저임금 인상분을 감당하는데도 도움이 될 제로페이가 비난의 대상이 되는 이유를 알 수 없다.
수구보수 성향의 언론과 시장에 모든 것을 맡겨놓자는 식의 극단적 시장숭배자들, 일부 재벌대기업 세력들이 나서서 마치 제로페이가 엄청난 문제라도 있는 것처럼 비난하는 데 여념이 없다. 그들은 문재인 정부와 서울·경남·전남 등이 중점 추진하고 있는 제로페이에 대해 준비 부족, 반시장적, 관치페이 등을 운운하면서 흠집 내기에 바쁘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이 정책의 주요 관련자인 중소상공인들이 제로페이를 칭찬하면 칭찬했지 비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소비자로서의 국민들도 기존의 결제수단이 없어지고 제로페이로 강제로 이동해야하는 것이 아니므로 결제수단이 하나 더 늘어나는 것으로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일부 중소상공인과 소비자들이 제로페이가 기존의 결제수단들에 비해 결제절차가 번거롭고 가입 절차가 까다롭다고 지적한다. 가입된 업소 및 소비자가 많지 않다 등의 비판이나 지적도 있다. 이런 점은 정부와 지자체가 신속히 개선, 보완하고 제대로 홍보 및 안내 조치를 취해나가야 할 것이다. 신용카드와는 달리 신용공여 기능이 없고 할부도 안 되는 문제도 있다. 그래서 다양한 마이너스 통장과 연계, 일정한 소액까지의 신용 결제 및 계좌에서 할부 결제, 여러 종류의 지역화폐·복지급여·포인트 등과 호환, 이용자들에게 더 많은 인센티브 제공 등이 추가로 꼭 보완되었으면 한다.
결국, 소비자들이 얼마나 제로페이를 이용할 것인가가 이 정책의 관건이다. 그동안 소비자들의 결제패턴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다른 나라의 경우도 제로페이랑 비슷한 결제가 발전한 경우도 있고, 앞으로의 결제시장도 스마트폰을 이용한 간편결제로 변화할 것이라는 점, 또 한국의 신용카드 역시 역대 정부의 다종다양한 신용카드 장려정책으로 엄청난 시장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지금은 제로페이에 크고 작은 문제점이나 아쉬운 점이 있겠지만 방향은 제로페이가 맞을 수밖에 없고, 또 제로페이와 같은 간편결제가 앞으로 대세가 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실제로, 최근 중소상공인들의 제로페이 가맹점 가입하기와 소비자들의 제로페이 앱 설치 및 이용 등이 계속 개선되고 있어서, 제로페이가 전국적으로 본격화되는 올해 봄에는 제로페이 사용이 더욱 더 활성화될 것이다.
신용카드 결제 서비스를 분석해보면, 2018년 3분기에만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결제액이 200조원을 넘어섰다. 이것은 작년 3분기, 단 3개월간의 실적이었다. 또, 2016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신용카드 1인당 연간 이용금액은 10,400달러로, OECD 주요국 평균인 3,400달러 수준을 크게 상회한다. 주요 국가 중 가장 큰 금액을 신용카드로 결제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조세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10년까지 신용카드 사용에 따른 소득공제 세금 지원 금액이 11조원이 넘고, 가맹점 수수료 부담 추정액은 52조가 넘어섰다고 한다. 신용카드 결제에 따른 각종 수수료 및 과도한 경쟁에 따른 마케팅 비용까지 중소상공인에게 전가되고 있는 이 시스템만을 우리가 꼭 고수해야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역대 정부에서는 신용카드 활성화를 위해 1997년에 신용카드 소득공제 제도를 도입했고, 또한 지금은 사라진 신용카드 영수증 복권제도를 2000년에 시작했었고, 2010년에는 신용카드 결제를 거절할 수 없는 의무수납제를 법제화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내수 활성화, 자영업자 소득파악 제고, 거래 투명한, 조세정의 실현 등의 목표는 달성이 되었지만 중소상공인들에게는 해마다 엄청난 수수료 부담이 발생하게 되었는데, 이제는 이 문제를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대폭 인하 및 제로페이 활성화 정책으로 말끔히 해결하자는 것이다.
최근 중소상공인들이 과당 경쟁 구조, 재벌대기업들의 시장 침탈, 과도한 임대료, 가맹점-대리점 본사 수탈, 경기 침체와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고통받고 있는 점을 고려한다면, 중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여주기 위한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대폭 인하 및 제로페이 확대 정책은 앞으로도 더욱 더 힘있게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종합해보면, 제로페이는 좋은 점이 훨씬 많은 정책이며, 중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현장에서 간절하게 요구한 정책이기도 하다. 또한 제로페이는 돈이 도는 경제민주화 정책임과 동시에 저소득층 가구들에게 절실하고 꼭 필요했던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중소상공인 지원 대책이라는 점에서도 반드시 성공해야할 정책이라 할 것이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 상지대 초빙교수, 참여연대 전 사무처장